[꿈이 익는 기숙학원]엄격한 일과·확실한 일상관리 기숙학원 24시

  • Array
  • 입력 2012년 1월 18일 03시 00분


새벽기상 →체조로 몸풀고→영어평가로 출발!… ‘열공 하루 25시간’

《하루 17시간. 촘촘하게 짜인 학습 일과에 따라 학생들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면학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한 엄격한 규율도 어느새 익숙해졌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MP3플레이어 등 자신의 일부와 같았던 기기들이 손에 없지만 불편함이 없다. 이성(異性)이 공부하는 강의실 쪽에는 눈길도 돌리지 않는다. 한눈을 파는 순간 재수 생활이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은 잘 안다. 모두가 똑같은 검은색 운동복을 입은 채 종일 공부와 씨름을 하는 곳. 경기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비상탑클래스기숙학원 학생들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 오전 8시 영어 듣기평가로 시작…식사 시간에도 영어 단어암기 삼매경


비상탑클래스기숙학원 수업 장면
비상탑클래스기숙학원 수업 장면
오전 6시 반. 기상을 알리는 생활지도교사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오원설 씨(20)의 단잠을 깨운다. 오 씨가 전날 신청했던 걸 그룹의 최신노래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자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한다.

운동장에 나가 체조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다 보면 어느새 정신이 든다. 생활관에 돌아와 세수를 하고 서둘러 1층 식당으로 내려간다. 꼭 챙겨야 할 것은 영어단어장.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리는 동안 학생들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너나없이 영어단어 암기에 열중한다. 매일 1교시 시작 전 30분 동안 영어단어 30개씩을 시험 보기 때문에 친구들과 편안히 대화를 나눌 여유는 없다.

오늘 아침 메뉴는 사골곰탕과 소시지볶음, 다시마튀김, 참나물무침. 후식으로 나온 단호박죽을 두 그릇이나 비우니 슬며시 졸음이 밀려온다. 생활관 침대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교실 자리에 앉은 시각은 오전 7시 반. 오 씨는 다른 학생들보다 30분 일찍 도착해 전날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오전 8시부터 9시까지는 영어듣기와 영어단어시험 시간. 평소 외국어영역 듣기가 약한 오 씨는 이 시간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영어듣기를 훈련한다. 이번 수능에서는 반드시 영어듣기를 만점 받겠다는 목표다.

오전 9시부터 낮 12시 50분까지는 정규수업 1∼4교시가 진행된다. 매일 1교시는 각 반 담임선생님이 수업을 맡는다. 1교시부터 학생들의 집중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학원 측의 노하우다. 오 씨는 설명 하나라도 놓칠세라 설명 내용을 교재의 여백에 빼곡히 써 넣는다. 고3 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확실히 이해할 때마다 ‘올해는 수능 대박을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솟는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멘토 선생님에게 질문할 내용을 메모해 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드디어 점심시간. 밥을 먹은 후 오 씨는 30분 정도 친구들과 농구를 즐기며 오전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 낮 2시부터 취침 전까지 강의실과 독서실 오가며 개인 맞춤형 학습

식곤증이 밀려오는 오후에는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다. 오 씨는 그럴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수업을 듣는다. ‘잠깐의 졸음도 못 참으면 재수 성공은 물 건너간 것’이라며 마음속으로 의지를 다진다.

쉬는 시간은 수업시간만큼이나 소중하다. 총 6회의 쉬는 시간마다 언어영역 지문 1개씩을 풀면 하루에 언어영역 모의고사 1세트를 모두 풀어낼 수 있기에, 오 씨는 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숙소에서 휴식이 허용된다. 저녁을 먹고 돌아와 잠시 침대에 누워 음악을 들으면 다시 쌩쌩해진다.

오후 7시 야간 자율학습 시간부터 그는 더 바빠진다. 1시간 동안 수리영역 심화수업을 듣고 멘토 선생님을 찾아가 하루 동안 모은 질문거리를 해결한다. 외국어영역의 ‘어법성 판단 문제’가 늘 어려운 오 씨는 멘토 선생님에게 이 부분에 대한 학습 노하우도 듣는다. 다시 독서실로 돌아와 매주 토요일 저녁에 있는 영역별 모의고사를 준비한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꼼꼼히 복습하는 것도 이 시간에 할 일이다.

어느새 오후 11시 반. 공식적으로는 이 시간이 야간 자율학습 종료시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밤 12시 반까지 한 시간 더 공부를 할 계획이다. 심야에도 당직 선생님과 생활지도 선생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어 그는 이 시간을 자주 이용한다. 자기 전에는 학습플래너를 펴고 내일의 계획을 상세하게 적어 놓는 것이 필수.

이튿날 오전 6시 반. 기상을 알리는 방송이 울리고 오 씨의 하루는 또다시 시작된다. 힘차게 구호를 외친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파이팅!’

이천=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