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9명의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최근 강원 철원과 양구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 가운데 8사단 21연대 2대대 소속 빈원식 이등상사 등 국군 전사자 9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들 가운데 5명은 1953년 7월 중공군의 최후 공세에 맞서 금성 돌출부 전투에서 싸우다 산화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2000년 국군전사자 유해발굴사업 개시 이래 한꺼번에 가장 많은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전사자 유족이 살고 있는 지역의 군단장과 사단장을 통해 20일까지 신원확인 통지서와 위로패, 유품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유해들은 올해 6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빈 이등상사의 동생 창식 씨(79)는 “군복 입은 사진 한 장이 유일한 유품이었는데, 이번 설에 형님을 모실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발굴된 국군 전사자의 유품이 거의 남은 게 없고 유족들로부터 채취한 유전자(DNA) 샘플도 부족해 전사자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까지 발굴된 유해 6000여 구 중 신원이 확인된 사례는 68명에 불과하다. 한 해 평균 5, 6명밖에 가족을 찾아줄 수 없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유족의 유전자 샘플이 1만2000여 개까지 축적되면서 전사자와의 DNA 대조를 통한 신원 확인 사례가 늘고 있다. 국방부는 앞으로 3년 안에 유가족은 3만 명 이상, 전사자는 1만 명 이상의 유전자 샘플을 확보해 빨리 전사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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