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생, 등용문 나서자마자 실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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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8일 03시 00분


오늘 수료 41기 10명중 6명꼴
일자리 못구해 최악의 취업난

사법연수원 수료생들이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다. 올해 사법연수생 10명 중 6명은 수료할 때까지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도 배출될 예정이어서 법조계의 구직난은 어느 때보다도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사법연수원(김이수 원장)에 따르면 18일 수료식을 갖는 41기 사법연수생 1030명 중 군 입대자 176명을 제외한 실제 취업대상자 854명 가운데 349명만이 일자리를 찾아 취업률이 40.9%에 불과했다. 판·검사로 임용되는 140여 명을 빼면 취업률은 20%대로 떨어진다. 매년 취업률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사법시험 합격자는 늘고 있지만 경제 불황과 변호사 업계의 경쟁 심화로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료를 앞둔 연수생 김모 씨(29)는 “정원 25명인 한 반에서 군 입대자나 법원, 검찰 임용권에 있는 이들을 제외하면 17명 내외인데 이 중 4명 정도만 취업이 결정된 상태”라며 “나머지는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어 연수원 분위기가 냉랭하다”고 말했다.
▼ 올해 로스쿨 1500명 졸업… 구직 경쟁 더 치열 ▼

여기에 올 한 해에만 로스쿨 졸업생 1500여 명이 배출될 예정이라 구직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올해부터 로스쿨 출신자가 함께 배출되면서 검찰뿐 아니라 대형 법무법인이 사법연수생 채용 인원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법무법인 입사자는 지난해 같은 시기 150명에서 98명으로 크게 줄었다. 900위권 성적인 여성 연수생 A 씨는 “로스쿨 졸업생들에 비해 어학이나 경력 등 스펙이 떨어지는 마당에 취업시장에서 경쟁해 이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는 연수원 수료 후 구직기간도 더욱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경우 연수원 수료 시점인 1월에 취업 대상 인원인 781명 중 438명이 직장을 구해 취업률은 56.1%였지만 10월 기준으로는 739명이 취업해 취업률이 94.6%로 늘었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통상 연수생이 수료한 해의 6월까지는 대부분 취업했는데 지난해에는 10월이 돼서야 취업이 사실상 완료되는 등 구직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41기 연수생들의 직역별 취업현황을 보면 법무법인 입사자 98명, 개인법률사무소 고용변호사 26명, 단독개업 41명으로 변호사 업무 진출자가 가장 많았다. 법관으로는 87명이 지원했다. 보통 연수원 성적 150위권까지 판사로 임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임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료식에서는 수석을 차지한 허문희 씨(27·여)가 대법원장상을 수상한다. 조민혜 씨(27·여)와 유현식 씨(26)는 각각 법무부장관상과 대한변호사협회장상을 받는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최영 씨(32)와 민형기 헌법재판관의 아들 경서 씨, 신영철 대법관의 아들 동일 씨, 대검찰청 중수부장 출신인 최병국 의원의 아들 건 씨 등 법조인 자녀 5명도 이번에 수료한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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