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우도 사륜구동오토바이 골머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규제방안 없이 88대 운행
여름 관광 성수기 사고 주범

‘섬 속의 섬’ 관광지인 제주시 우도가 사륜구동오토바이(ATV)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주시는 골프전동카트에 대한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우도 주민들은 ATV가 더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우도에서 전동카트 운행을 제한했다. 도로에서 운행할 수 없도록 규정한 자동차관리법 특례규정을 적용했다. 골프장 등에서 쓰이는 전동카트 92대를 들여와 관광객에게 빌려주는 등 무분별한 난립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단속 사실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운행 제한 이후 실제 적발건수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우도 주민들은 전동카트보다는 ATV에 대한 조치를 바라고 있다. 주택 부근 좁은 길이나 도로 등에서 굉음을 내며 달리는 ATV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 윤모 씨(60)는 “밭에서 일을 하다가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여름철에는 ATV를 피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ATV는 우도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주범이기도 하다. 지난해 사고로 인해 우도보건지소에서 치료를 받은 121명 가운데 53.7%인 65명이 ATV로 인한 것이다. 여름 관광 시즌인 7월부터 9월까지 71명이나 됐다. 제주시가 사고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 전동카트는 오히려 7명에 불과했다. 우도면사무소 관계자는 “전동카트를 제한한 마라도는 해안선 길이가 4km로 걸어서 관광이 가능하지만 우도는 17km에 달해 교통수단이 필요하다”며 “속력이 느리고 소음이 덜한 전동카트가 오히려 우도에 적합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ATV는 도로운행에 적합하지 않은 이륜자동차로 구분됐지만 신고대상에서 제외돼 운행에 제재를 받지 않는다. 우도에는 현재 ATV 88대가 관광객에게 대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주민과 대여업체 등이 모여 대책을 마련할 도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