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경기 동두천시 수해 현장에서 숨진 조민수 수경(당시 21세)은 시민을 구조하다 숨진 게 아닌 것으로 경찰이 결론 냈다. 그러나 조 수경은 공무 도중 순직했으며 죽음을 미화하기 위해 경찰이 조직적으로 조작하진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철규 경기지방경찰청장은 20일 “조 수경이 당시 같은 부대원들이 있던 쪽으로 가려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조 수경이 실종된 지점에선 구조를 기다리던 시민을 직접 볼 수 없는 위치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일 짧은 시간에 집중호우가 내려 일대 주거지가 침수되고 교통이 마비돼 조 수경과 소속 부대가 사고 발생 전부터 주민과 침수 차량을 대피시키는 구호 활동을 벌였기 때문에 조 수경의 죽음은 순직이 맞다고 강조했다.
조 수경의 사망 원인에 대해선 급류에 휩쓸릴 당시 목격자들이 ‘(주민을) 구하려다 그렇게 됐다’ ‘소대원들이 있는 곳으로 합류하려다 휩쓸렸다’는 진술이 엇갈려 나왔지만 중대장이 자세한 정황 파악 없이 ‘구조 중 순직’으로 보고하는 바람에 혼선을 빚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조 수경의 아버지 조공환 씨(49)는 “당시 현장 상황이 100% 명확하지 않은 점이 있지만 공무 중 순직이란 사실은 분명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조 수경에게 추서한 옥조근정훈장은 근무 중 순직이 명백한 만큼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 미군부대 앞에 세운 조 수경의 추모 흉상 역시 부대원들이 성금을 모아 자발적으로 설치한 것이어서 철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안양=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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