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국내 애완곤충 인구 15만명… ‘돈’ 충산업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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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2015년 시장규모 2980억원■ 경기도, 곤충농가 지원

농민 이석철 씨(53)의 한 해 농사는 곤충이 좌우한다. 병충해 문제가 아니다. 이 씨는 곤충을 키우고 생산하는 농민이다. 경기 안성시 원곡면 지문리에는 그와 가족이 함께 만든 영농조합법인 ‘아이벅스 캠프’가 있다. 이곳에는 7종 1만8000마리의 곤충이 있다. 오전에 일어나 곤충에게 먹이를 주고 건강을 살피는 것이 그의 주업이다. 이 씨는 어린이와 학생이 곤충을 직접 보고 만지며 즐길 수 있는 자연생태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겨울방학인 요즘에도 발길이 이어지면서 한 해 1만 명 이상이 이 씨의 농가를 찾고 있으며 매출액도 1억 원을 웃돈다.

○ 보고 만지고 키우고

이 씨처럼 직접 곤충을 키우며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는 농가는 경기지역에만 약 50곳에 이른다. 학습·애완용 곤충을 사육하고 생산하는 곳을 더하면 130여 곳이나 된다. 최근 들어 곤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곤충 사육 농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학생을 위한 놀이 및 교육용으로 곤충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년 안팎이면 애벌레부터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배설물을 자주 치울 필요도 없으며 냄새도 거의 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애완곤충 인구는 15만 명 안팎에 이르며 시장 규모는 2009년 1570억 원에서 2015년 29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곤충을 키운 지 7년째 접어든 이 씨는 “곤충이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보니까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섣불리 뛰어들기보다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 시작하면 전망이 밝은 분야”라고 말했다.

곤충을 테마로 한 전시시설도 잇달아 문을 열고 있다. 오산시는 3일 오산동 생태체험학습관 ‘오산에코리움’에 자연생태곤충관을 새로 열었다. 이곳에선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 30여 종의 곤충 및 양서류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에 지상 2층 규모의 양평곤충박물관이 개관했다. 국내외 다양한 곤충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어린이를 위한 환경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 개관한 여주곤충박물관(여주군 여주읍 매룡리)도 100여 종에 이르는 곤충과 조류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 곤충 사육도 어엿한 농업

곤충을 보고 만지거나 직접 분양받아 키울 수도 있는 전시시설 및 체험학습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2010년 문을 연 경기 여주곤충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이 전시된 곤충
을 둘러보고 있다. 여주곤충박물관 제공
곤충을 보고 만지거나 직접 분양받아 키울 수도 있는 전시시설 및 체험학습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2010년 문을 연 경기 여주곤충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이 전시된 곤충 을 둘러보고 있다. 여주곤충박물관 제공
곤충은 애완용 교육용 외에도 해충방제용과 약용, 식용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정부도 2010년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권역별로 총 3개의 ‘지역 곤충자원 산업화 지원센터’ 입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 곳에 50억 원이 투입돼 곤충자원 산업화를 맡게 된다. 경기도는 조만간 유치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도는 수도권이 곤충산업의 최대 시장인 만큼 경기지역에 센터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는 농업기술원을 통해 2009년 ‘경기도 산업곤충 연구회’를 구성해 곤충 사육 농가의 경쟁력 향상을 이끌고 있다. 특히 그해부터 비무장지대(DMZ)에 서식 중인 곤충의 산업화를 추진해 현재까지 대벌레 길앞잡이 사슴풍뎅이 등 애완용이나 장식용 교육용으로 개발 가능한 28종의 곤충을 선발했다. 지난해에는 기존의 애완용 곤충을 대체할 수 있는 대벌레 부화에 성공해 대량 사육의 길을 열기도 했다. 조정주 경기도농업기술원 지도사는 “곤충은 활용 분야에 따라 이로운 곤충이나 해로운 곤충이 될 수 있다”며 “곤충의 특성을 잘 이용하면 산업적 가치는 무한하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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