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를 찾아 떠난 능행차길과 강진유배에 오른 실학의 대가 정약용이 지나간 삼남대로의 경기 남부지역 구간이 복원된다. 경기도는 수원 화성 오산시와 공동으로 수원의 북쪽 끝인 지지대 고개부터 오산과 평택의 경계 지점까지 총 64km에 이르는 역사문화탐방로를 조성한다고 26일 밝혔다. 역사문화탐방로 중 하나인 삼남대로는 조선시대 한양에서 충청 호남 영남 등 삼남지방을 잇는 국내 육로교통의 핵심 구간으로 풍부한 물자가 오간 덕분에 ‘조선의 실크로드’로 불릴 만한 길이다. 수원의 삼풍가든에서 오산과 평택의 경계까지 총구간 45km로 도보로 12시간 20분이 소요된다. 또 지지대 고개에서 출발해 수원 화성을 거쳐 융·건릉에 이르는 정조대왕의 능행차길은 길이 18.7km로 걸어서 6시간 50분이 걸린다.
도는 이 옛길을 복원하기 위해 1770년 영조의 명으로 간행된 증보문헌비고를 비롯해 대동지지와 해동지도 등 옛 지리서와 고지도를 연구하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역사문화탐방로를 완벽에 가깝게 고증했다. 이와 함께 탐방로 주변의 민담, 설화, 지명 유래도 수집했다.
도는 64km 가운데 보행로가 있는 구간을 정비해 6월 이전에 먼저 개통하고 보행 및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어 올해 말까지 인도가 끊긴 10km 구간의 탐방로에 인도를 설치해 전 구간을 완전 개통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탐방로 주변의 문화유적을 알리는 표지판과 안내문 등을 설치하고 QR코드 등을 이용해 탐방객들의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이재철 경기도 문화예술과장은 “옛길을 복원한 역사문화탐방로가 조성되면 길을 걸으며 역사와 문화, 예술과 자연을 접할 수 있는 뜻 깊은 도보여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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