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수학교육의 패러다임이 확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수학교과서가 역사적 의미와 실생활에 활용되는 사례 등을 통해 수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재구성되는 것. 중고교 수학수업에 교육용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수학교구가 활용되며 시험을 치를 때 계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수학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 더욱 중요해진 셈.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르면 올해부터 교육현장에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초중생과 그 학부모는 고민이다. ‘어떻게 공부해야 수학적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 빠졌다면 대구 대구초 3학년 배한이 양(10)과 서울 구일중 2학년 박용수 군(15)의 수학공부법에 주목해보자. 배 양과 박 군은 지난해 12월 한국수학교육학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제24회 한국수학경시대회(KMC)에서 각각 초·중등부 대상을 받은 인물이다.》
○ 수학서적에서 ‘발상의 전환’을 익히다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이들이 구사한 수학공부법의 첫 단계는 바로 수학서적에 있었다. 두 학생은 모두 한 달에 수십 권의 수학서적을 읽는다. 이를 통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기르는 동시에 개념을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다는 것. 특히 기하, 소인수분해처럼 뜻과 의미를 파악하기 까다로운 수학용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초등 2학년 겨울방학에 ‘수학 귀신’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책에서는 거듭제곱을 ‘깡총 뛰기’라고 표현했어요. 같은 수를 여러 번 반복해 곱하면 결과 값이 점점 커지는 수학적 원리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었죠. 거듭제곱은 물론이고 곱셈의 개념과 원리를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었어요.”(배 양)
더 창의적인 문제해결방법을 익힐 수도 있다. 초등 6학년 때 ‘네가 수학을 못하는 이유’라는 수학서적을 읽은 박 군. 이 책에는 다섯 개의 보기를 주고 ‘1, 3, 5, 7, 9점으로 나뉜 다트판에 다트를 다섯 번 던져서 나올 수 있는 총점을 고르라’는 객관식 문제가 나왔다. ‘다섯 번 모두 1점이 나올 경우’ ‘네 번은 1점이고 한 번은 2점이 나올 경우’처럼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박 군. 하지만 책에서는 전혀 다른 풀이법을 제시했다.
“책에서는 ‘4점 이하, 46점 이상’ ‘짝수’처럼 절대 나올 수 없는 경우의 수를 구한 뒤 답이 아닌 보기를 지워나가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어요. 수학문제를 풀 때 무턱대고 계산을 하기보다 효율적인 풀이방법을 찾아내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어요.”(박 군)
○ 수학개념, 파고들고 또 확장시켜라
창의력·사고력을 기르는 수학공부법의 다음 단계는 한 가지 개념에 대해 파고들고 또 이를 확장시키는 것. 박 군은 새로운 수학개념을 익힐 때마다 정의는 물론이고 책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개념이 만들어진 이유까지 알아본다. 예를 들어 로그(log)의 경우 ‘109처럼 어마어마하게 큰 수를 쉽게 설명하고 계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까지 익혀두는 것. 박 군은 “이를 통해 자연로그처럼 확장된 개념을 익히고 문제해결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숫자가 너무 커서 계산이 복잡한 경우 ‘로그를 활용하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해보는 거죠. 출제의도를 파악하고 접근방식을 찾아내는 데도 큰 도움이 돼요.”(박 군)
배 양은 수학개념을 익힐 때 자신만의 개념정리노트에 내용을 정리하면서 관련된 개념을 모조리 익힌다. 만약 삼각형의 정의를 공부했다면 개념정리노트에 ‘직각삼각형, 이등변삼각형, 정삼각형의 차이’ ‘예각과 둔각’ ‘사각형과 삼각형에 대한 정의 차이’ ‘한붓그리기와 같은 선과 도형의 성질을 활용한 수학이론’ 등을 정리해두는 것.
배 양은 “개념을 따로따로 익히지 않고 ‘가지 뻗기’ 방식으로 한 번에 익히면 수학개념들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면서 “여러 가지 개념이 동시에 적용된 고난도 문제를 풀 때 ‘어떤 개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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