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전남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에서 열린 ‘남도예술은행 토요그림경매’에서는 남농 허건(1907∼1987) 화백의 수묵화 ‘강변산수’를 포함해 모두 40점이 출품됐다. 경매가 시작되기 20분 전 남농의 작품을 본 한 미술인이 “진품이 아닐 수도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남농 선생이 즐겨 그리던 구도가 잘 나타난 그림이 ‘강변산수’인데 남농의 스타일을 전혀 엿볼 수 없다”며 “이 작품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보더라도 가짜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주장했다. 토요그림경매를 주관하는 전남문화예술재단은 사실 확인을 위해 이 작품을 경매에서 제외했다. 2006년 8월부터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경매에서 위작시비로 해당 작품 경매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변산수’는 가로 112cm, 세로 33cm 크기로 경매 전부터 미술애호가들에게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남농은 전통 남화를 바탕으로 한국 미술을 개척한 작가로 호남 화단의 쌍벽인 의제 허백련(1891∼1977)과 달리 현실적인 진경산수화를 개척하며 남종화의 맥을 형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단은 해당 그림을 2010년 한 미술품 경매업체를 통해 180만 원에 구입했다.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2월 1일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감정 결과는 1주일 후에 나올 예정이다.
재단 측은 그동안 작고 작가들의 작품을 경매에 내놓지 않다가 처음으로 남농의 작품을 출품하면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 소장 중인 800여 작품 가운데 남농 작품 2점을 비롯해 미산 허형(1861∼1937) 그림 1점, 의제 허백련 그림 1점, 소전 손재형(1903∼1981) 서예작품 1점 등 5점에 대해서도 진위를 검증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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