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교육연수원을 어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동구 “이전 약속 지켜라” 진입로 차량 통제
시교육청 “교육계 무시하는 처사” 사과 요구

울산시교육청과 울산 동구가 울산교육연수원(동구 일산동) 이전을 놓고 7년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울산 동구가 교육연수원 진입로를 봉쇄하고 연수차량 출입까지 통제하는 등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 “차량 통제는 이전 압박용”

울산 동구는 지난해 11월부터 교육연수원으로 통하는 진입로 150m에 대한 보도 및 차도블록 포장 공사에 들어가 최근 완공했다. 동구는 공사가 끝난 뒤 ‘비상 차량과 장애인 차량을 제외한 일반 차량 출입은 통제한다’는 공문을 교육청에 보낸 뒤 입구에 대형 화분을 놓아 차량 출입을 막고 있다.

이 때문에 걸어서 연수원으로 가야 하는 연수원 직원과 교사들은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동구 직원들과 자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울산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차명석 회장)와 울산자유교원조합(위원장 장평규)은 3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입로 공사가 끝난 이후에도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울산 교육계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동구청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연간 교원 1만여 명이 사용하는 진입로를 갑자기 막아버린 것은 교육연수원 이전을 압박하기 위한 꼼수”라며 “”연수를 위해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해야 하는 이용자들과 강의를 맡은 강사 모두 곤욕을 치르고 있어 더는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이전 약속 지켜야”

동구는 “근린공원에 조성되는 보도와 차도는 통상적으로 보행자 전용도로”라며 “평소에도 공원 이용자 안전을 위해 차량을 통제해 달라는 민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동구 주민 대표로 구성된 교육연수원 이전 추진대책위원회는 연수원 이전을 촉구하는 시위를 시교육청에서 벌이기도 했다. 동구의회도 교육연수원 이전 촉구 결의안을 지난해 12월 채택하는 등 동구 지역 주민들은 교육연수원 이전을 바라고 있다.

교육연수원 이전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 동구가 이곳에 고래체험장을 포함한 대왕암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공원용지에 포함된 교육연수원 이전을 구상했다. 시교육청과 동구는 2010년 3월 16일 ‘대왕암공원 조성 계획에 따른 울산교육연수원의 원만한 이전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울산시와 동구는 감정기관에 의뢰해 교육연수원 매입비 113억 원도 지난해 책정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교육연수원을 이전해 새로 짓는 데 350억 원이 필요하고 용지도 선정하지 못했다”며 이전을 미루고 있다. 울산교육연수원은 동구 주민이었던 고 이종산 씨가 기증한 땅 2만5699m²(약 7770평)에 1947년 개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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