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로당 어르신들께 밥퍼드리는 식당 주인… 대구 대명동 박종국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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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15년째 月1회 식사제공

박종국 씨(가운데)가 대구 남구 명동경로당에서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박종국 씨(가운데)가 대구 남구 명동경로당에서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3동 경로당. 노인 30여 명이 밥상 앞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박점조 할머니(73)는 “안부가 궁금했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함께 밥을 먹으니 너무 좋다”며 웃었다. 남구 대명동에서 한정식 식당을 하는 박종국 씨(58)가 마련한 조촐한 잔치였다.

박 씨는 1998년부터 홀몸노인을 위해 경로당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형편이 어려워 밥을 굶는 노인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고 그냥 있을 수 없었다. 매달 날짜를 정해 대명3동과 명동, 양지, 대덕 등 4곳의 경로당을 돌면서 노인 300여 명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새벽에 장을 봐 잡채 등 노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만든다. 노인들은 음식을 함께하면서 친구도 사귄다. 김천수 할아버지(88)는 “몸이 불편하지만 급식 날에는 꼭 나온다”며 “함께 먹으면 밥맛도 좋고 정겹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박 씨 혼자 이 일을 했지만 지금은 봉사 때마다 10여 명이 자원봉사로 참여한다. 김진우 씨(52·남구 대명3동)는 “반겨주는 어른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박 씨는 대명3동 노인 20여 명을 매월 자신의 식당으로 모셔 음식을 대접한다. 6년 전부터는 아침식사를 거르는 노인 10여 명에게 매일 요구르트 배달을 하면서 안부를 여쭙고 목욕도 시켜준다. 그는 “부모님이 더 많아진 느낌”이라며 겸손해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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