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세종시 아파트’ 他지역 청약자엔 그림의 떡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공무원-지역주민외엔 당첨가능성 거의 없어
건설청 “3월부터 공무원 분양비율 축소계획”

세종시 아파트 분양 열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으나 공무원이나 지역 주민을 제외하고는 당첨 가능성이 매우 낮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30일 일반청약을 실시한 세종 한신휴플러스 리버파크 아파트의 경우 79가구 모집에 2074명이 몰려 26.25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쳤다고 31일 밝혔다. 하지만 해당지역(세종시와 그 주변인 충남 연기군, 공주시, 충북 청원군 부용면 8개리)에서 319명이 몰려 다른 지역에서는 120m² B형 1가구에만 청약이 가능했다.

세종시 아파트는 분양 물량 중 70%는 이전부처 공무원, 나머지 30% 가운데 절반은 세 자녀 이상과 국가유공자 등에게 특별 분양하고 나머지 절반만 일반 분양하는데 일반 분양에서 동일 순위일 경우 당해지역 청약자를 우선한다. 이 같은 분양조건 때문에 지난해 말 L3블록에서 분양한 한신휴플러스도 일반 공급분 137가구 가운데 다른 지역 당첨자는 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 포스코건설이 세종시 L1블록과 M1블록에 분양한 더샵 레이크 파크와 더샵 센트럴시티 아파트는 평균 62.9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다른 지역 청약자는 아예 기회조차 없었다.

이처럼 연일 이어지는 분양에도 청약기회조차 얻을 수 없자 다른 지역의 일반분양 청약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세종시 분양 관련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언제까지 들러리 역할을 계속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정모 씨(45)는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 받아 출퇴근을 한번 해보려고 했는데 분양이 별 따기 만큼 어렵다는 말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세종시 이전대상이 아니었던 공공기관의 이주가 잇따라 다른 지역 일반청약자들의 세종시 내 집 마련 꿈은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당초 이전 기관이 아니었어도 이주할 경우 소속 공무원은 우선 분양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행정도시건설청에 따르면 당초 이전 대상 기관이 아니었던 선박안전기술공단,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세종시로 이전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했고 다른 공공기관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앞으로 세종시로 이전할 학교의 교직원도 우선 분양 대상이다.

건설청 관계자는 “2월까지는 현재의 분양 조건을 유지하면서 분양 상황을 검토해 본 뒤 3월부터는 공무원 분양비율을 줄이는 등 변화를 줄 계획”이라며 “이전에 중앙부처 행정기관 공무원들이 비교적 분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공무원 분양비율을 줄이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청은 올해 세종시에 아파트 1만5000채를 공급할 계획이며 2월에는 현대엠코가 1940채, 중흥이 1831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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