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를 시작하면서 남보다 1년 더 공부하니까 성적이 당연히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모의고사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받은 영역별 점수를 토대로 취약점을 다시 파악해 구체적인 공략법을 세우지 않으면 점수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
▽언어영역=지난 수능에서 EBS 연계율이 높았음에도 어려운 영역으로 꼽혔다. 따라서 기출문제를 단순히 외우는 데 그치지 말고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올해 중앙대 의학부에 합격한 재수생 이모 씨(20)는 “한 지문을 30분씩 분석해 확실히 알고 넘어가는 습관을 길렀다.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점차 오답이 줄면서 9월부터 언어 성적이 안정적으로 나왔다”고 했다. 출제 비중이 높은 비문학에서는 기출 문제와 평가원 모의고사를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언어 예술 등 분야별로 모아 자신만의 독해 방법을 다져야 한다.
▽수리영역=기본원리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BS와의 체감 연계율은 높지 않은 편이었다.
지난해 수능에서 정답률이 50% 미만인 문항은 ‘가’형에서 5개, ‘나’형에서 2개뿐이었다. 기본적인 수학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중하급 문항이 많고 최상위권을 위한 문항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어려운 문제에 집착하지 말고 기본원리를 응용하는 힘을 키워야 효과적이다.
고3 시절 수리영역에서 5등급을 받았지만 재수하면서 1등급으로 끌어올린 두 사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 연세대 건축공학과에 합격한 최모 씨(20)씨는 “취약 과목인 수리를 극복하기 위해 개념강의로 기본기를 다진 뒤 점차 문제풀이 강좌로 넘어가면서 기출문제를 분석했다”면서 “특히 못하거나 싫어하는 단원은 쉽고 재미있는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인문학부에 우선선발로 합격한 박모 씨(20)는 “고3 때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쫓겨 개념 정리를 소홀히 한 채 문제풀이에만 치중했다. 재수 때는 문제풀이를 줄이는 대신 대단원별로 개념노트를 만들어 심화개념을 공부했는데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외국어영역=지난해 너무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해는 조금 어렵게 나올 가능성이 높으므로 기출문제의 수준과 출제 경향에 너무 의존하면 안 된다. 기본은 어휘력 다지기다. 여기에 듣기·말하기, 문법·어법, 어휘, 독해의 네 가지 세부영역 중에서 본인이 특히 취약한 곳을 찾아 실전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외국어가 약한 이과생이었던 서모 씨(20)는 재수를 통해 외국어영역을 5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렸다. 어휘력을 기반으로 하는 반복훈련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었다.
서 씨는 “감에 의존해 문제를 풀다 보니 시험 난이도에 따라 외국어영역 성적의 편차가 컸다”면서 “취약점을 분석한 결과 어휘가 많이 부족해 독해할 때 막힌다는 점을 깨닫고 모르는 어휘는 문장 단위로 단어장에 기록해 공부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