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1시 20분경 전남 장흥군 관산읍 관산119안전센터에 50대 주민이 들이닥쳤다. 어린애 2명이 인근 호수공원 얼음 위에서 놀다 얼음이 깨져 함께 물에 빠졌다는 것이다.
박홍섭 관산119안전센터 소방장(39)이 300m 정도를 뛰어가 보니 A 양(10)과 B 양(8)이 호수 가운데 지점에 빠져 얼음 위로 얼굴과 어깨만을 내밀고 있었다. A 양은 왼쪽 겨드랑이가, B 양은 오른쪽 겨드랑이가 30cm 크기 얼음구멍에 각각 끼어 있었다. 두 어린이는 차가운 물속에서 얼음 위에 남은 손으로 서로를 잡고 있었다. 몸이 더 빠지거나 시간이 더 걸렸다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기온은 0도, 사고 지점 수심은 2m, 얼음 두께는 2∼3cm로 얇았다.
박 소방장을 뒤따라온 문명규 소방사(32)가 가져온 로프는 아이들이 저체온증으로 의식을 잃어가는 상황이어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얼음을 깰 장비도 없었다. 박 소방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손으로 얼음을 깨며 사고지점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5분 만에 극적으로 아이들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아이들은 건강에 큰 문제가 없어 4일 퇴원했다. 박 소방장은 5일 “얼음 구멍이 조금만 크게 났어도 참변이 벌어질 뻔했다”며 “손으로 얼음을 깨다 피멍이 들고 찢어졌지만 아이들의 목숨을 살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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