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학생에게 영어구사능력은 취업을 위한 필수요건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12월 국내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국내 4년제 대학생 3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평균 취업 사교육비는 279만 원이었고 약 83%는 ‘영어 공부에 돈을 쓴다’고 답해 영어 공부를 위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천대가 재학생들의 영어학습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대학생들이 품고 있는 이런 시대적 현실적 요구를 대학이 끌어안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매년 200억 원씩 5년간 총 1000억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국내 10대 사학’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운 가천대는 최근 미국 하와이 현지에 ‘하와이 가천글로벌캠퍼스’를 열었다.》 ○ 국내 대학 최초 해외 현지 기숙형 어학센터
가천대는 2일(한국 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글로벌 어학센터인 ‘하와이 가천글로벌센터’의 개관식을 가졌다. 해외 현지에 기숙사 시설을 갖춘 어학센터를 낸 것은 국내 대학으론 최초다.
이날 개관식에는 이길여 가천대 총장과 브라이언 샤츠 하와이 부주지사, 피터 칼라일 호놀룰루 시장, 무피 하네만 호놀룰루 전 시장, 버지니아 힌쇼 하와이주립대 총장, 김영해 전 하와이 교민회장,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 원장, 안응모 전 내무부장관과 가천글로벌센터에서 공부 중인 가천대 학생 60명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개관식에서 이 총장은 “어학연수와 다양한 국제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해외에 기숙사를 만들었다”면서 “어학연수뿐 아니라 하와이주립대 등 하와이의 여러 대학과 학점 교류를 하고 교환학생을 서로 파견하며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놀룰루 시는 이날을 ‘하와이 가천글로벌센터의 날’로 선포했다. 칼라일 시장은 “2003년부터 인천에 있는 길병원과 파트너십을 맺어온 호놀룰루 시와 가천대가 더욱 협력해서 함께 발전할 전기가 될 것”이라며 ‘하와이 가천글로벌센터의 날’을 제정한 의미를 설명했다.
○ 개인 비용 부담 없이 하와이에서 최장 6개월까지 영어 공부
가천글로벌센터에서는 연간 500여 명의 학생이 추가 학비를 내지 않고 최장 6개월간 하와이에 머물면서 영어공부를 하며 해외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학생들은 학비는 물론이고 왕복항공료와 기숙사비도 지원받으며 영어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
가천글로벌센터는 쾌적한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있으며 최신식 내부시설을 갖췄다. 캠퍼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이키키해변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연수생 2, 3명이 함께 사용하는 방마다 에어컨과 주방, 샤워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공용시설로 야외수영장, 라운지, 빨래방 등도 갖췄다.
가천대가 이렇듯 학생들에게 파격적 혜택을 주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키로 하자 이번 겨울방학 연수생(1, 2기) 선발에는 121명 선발에 1300명이 몰려 1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은 “영어 실력이 뛰어난 학생만 선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다양한 학생들에게 연수 기회를 주기 위해 선발 기준이 되는 토익성적을 초·중·고급으로 나눠 진행했다”고 말했다.
가천글로벌센터 1기 학생으로 선발돼 약 한 달간 연수를 마치고 3일 귀국한 도시계획과 3학년 안민정 씨(23)는 “비용 문제 때문에 해외 어학연수를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학교지원을 받아 가천글로벌센터에서 식비와 개인용돈 외에는 비용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현지인과 대화하며 실생활 영어 구사 능력 키워
가천글로벌센터에 파견된 학생들은 영어몰입교육을 받으면서 다양한 미국문화를 체험한다. 학생들은 정규 어학원(International Mid Pac College)에서 정해진 교육프로그램에 따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에는 실생활 영어 구사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 영어 듣기, 읽기, 쓰기 정규수업을 받는다. 오후에는 그룹별로 현지인을 인터뷰하는 과제를 수행한다.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 바로 적용하며 회화 능력을 키우는 것.
금요일은 ‘디스커버리 데이즈(Discovery Days)’로 규정돼 주청사와 박물관 등을 다니며 하와이 역사와 문화를 익힌다. 토요일은 추가활동. 개인 희망에 따라 원어민과 함께 진주만과 세계적으로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다이아몬드헤드 등 하와이 명소를 방문할 수 있다.
1기 연수생인 가천대 무역학과 3학년 배학영 씨(24)는 “매일 ‘자동차 타이어를 사는 장소와 가격 알아보기’와 같은 실생활 관련 인터뷰 주제를 받고 직접 현지인과 대화했다”면서 “녹음한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원어민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영어회화에 대한 자신감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가천대는 앞으로 학생들이 하와이주립대와 한 학기 이상 정식 강의를 듣고 학점교류를 할 수 있도록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편 2기 연수생 60명이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일정으로 가천글로벌센터에서 연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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