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판소리 다섯 바탕 국-영문 자막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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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최동현 군산대 교수팀 번역… 5년만에 사설집 21권 펴내
대중화-세계화 기틀 마련

소리꾼 혼자서 창과 몸짓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판소리는 ‘1인 오페라’로 불리며 예술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지만 옛 문체와 한자성어 등 외국인은 물론이고 한국 사람에게도 어려운 표현이 많아 세계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판소리 다섯 바탕이 영문으로 번역되고 공연용 국문, 영문 자막이 제작돼 젊은층이나 외국인들도 판소리 공연을 보며 내용을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군산대 최동현 교수(사진) 연구팀은 최근 ‘춘향가’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 바탕의 사설집과 국문, 영문 자막을 완성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지원을 받은 이 사업은 5년간 공을 들인 장기 프로젝트.

문화부 등이 처음 연구팀에 요청한 것은 외국인을 위해 판소리 다섯 바탕을 소개하는 한 권짜리 책을 영문으로 발간해 달라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판소리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소개 책자보다는 공연 중에 제공되는 영문 자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판소리 다섯 바탕을 번역하는 사업을 역으로 제안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자 연구팀은 현재 불리고 있는 판소리를 바디(판소리의 버전)별로 수집했다. 판소리는 명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불리고 있기 때문에 어떤 공연에서든 영문 자막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바디별로 수집하는 사전 작업이 필요했다. 수집한 판소리는 주석을 달아 사설집을 만들고 이를 다시 영문으로 번역해 전산화 작업을 거쳐 자막으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판소리 한 바탕에 평균 6개의 바디를 수집했고 5년 동안 매년 평균 300쪽 분량의 책 4권씩을 번역해 모두 21권의 사설집을 펴냈다. 소리꾼이 목을 풀기 위해 본공연 전에 부르는 단가도 바디별로 37개를 뽑아 이를 영문화했다.

이번 성과로 판소리 공연 중에 관객들에게 국문, 영문 자막을 제공할 수 있게 돼 판소리 세계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문으로 번역된 판소리 사설집 역시 영어 이외의 언어로 판소리를 번역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열린 ‘2011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김경호 명창의 적벽가, 장문희 명창의 심청가 공연 중 직접 국문, 영문 자막을 시연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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