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시교육청 ‘좌충우돌 행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학교폭력 부실대처 이어 교사 임용 합격자 10명 불합격 처리
성적 확인 요구 받고서야 감사… 2차 합격자 명단 올려 혼선도…
“담당국장 직위해제-실무자 문책”

대구시교육청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지난해 중학생 자살사건 등 학교폭력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교사 임용시험 과정에서 합격자를 불합격자로 발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시교육청은 3일 초등교사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 10명을 불합격자로 발표해 다시 공고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발표 이후 불합격 통보를 받은 이모 씨(25·여)가 성적 확인을 요구함에 따라 시교육청은 감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3차 시험 5개 과목 중 1개 과목(교수학습과정안 작성)에서 152명(응시자 450명)의 성적을 잘못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점표와 응시생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응시생의 성적을 뒤바꿔 입력한 것이다. 교육청은 하루 뒤인 4일에서야 최종 합격자 정정공고를 냈다.

이에 앞서 3일 오전에는 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립유치원과 초등·특수학교교사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최종 합격자(335명)가 아닌 2차 합격자 482명의 명단을 올려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수험생들이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각자의 수험번호를 입력해 합격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합격자가 합격자로 조회되는 일이 5분 동안 이어졌다. 이번 시험에 응시한 김모 씨(26·여)는 “새롭게 정정한 것이 또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 않으냐”며 “이렇게 해서야 어떻게 교육청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임용시험 결과 발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짐에 따라 시교육청은 9일까지 최종 합격자의 개인별 성적을 공개하고 불합격자는 9, 10일 답안지 열람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정금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구지부 교육정책실장(49·여)은 “대구교육청의 총체적인 난맥상이 그대로 드러났고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도 없다”면서 “교육도시 대구가 왜 이렇게 곤두박질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임용시험 담당국장을 직위해제하는 한편 실무자들도 문책할 방침이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학교폭력으로 학부모와 시민들의 우려가 높은 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져 얼굴을 들 수 없다”며 “교육행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