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양순시선 하이젠(海監) 51호가 한국 영해에서 가까운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 가거초(可居礁) 해양과학기지 해역을 순찰하다가 우리 측 경비함에 적발된 뒤 2시간 만에 물러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순시선을 보낸 목적을 놓고 영유권 야욕, 한국 해경의 중국어선 불법조업 감시능력 확인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4일 오전 8시경 목포해경 소속 1500t급 경비함 1506함이 레이더로 가거도 서남쪽 70km 해상에서 하이젠 51호(1000t)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가거도 서남쪽 70km 해상은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이다. 1506함은 하이젠 51호를 발견한 이후 무선교선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답신이 오지 않았다. 목포해경 관계자는 “가거도 인근 EEZ 해역에서 중국 순시선이 항해를 한 적이 거의 없어 발견 직후부터 항로를 추적했다”고 말했다.
1506함은 이날 오전 8시 45분경 하이젠 51호와 교신을 했다. 1506함이 ‘왜 한국 측 EEZ를 항해하느냐’라고 묻자 하이젠 51호는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항해를 하고 있다’고 답신했다. 한국 측 EEZ 내에서는 선박이 항해를 할 수 있지만 해양조사 등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나 하이젠 51호는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이후 하이젠 51호는 가거초 해양과학기지를 중심으로 3분의 2 정도를 돌다가 오전 9시 50분경 가거도 서남쪽 122km 지점(한국 측 EEZ 경계선)을 벗어났다. 해경 관계자는 “하이젠 51호가 해양과학조사를 할 가능성이 있어 집중적인 감시를 하며 지속적으로 추적하자 스스로 물러났다”고 말했다.
가거초 해양과학기지는 2009년 가거도 서쪽으로 47km 떨어진 가거초 수심 15m 아래에 완공됐다. 구조물 전체 높이는 51m, 물 위로 아파트 10층 정도 높이인 26m가 드러나 있다. 면적은 286m²(약 87평)로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의 4분의 1 정도다. 21m 높이의 파도와 초속 40m에 이르는 바람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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