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교회인줄 알았더니… 불법 게임장이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8일 03시 00분


단속 피하려 교회로 위장… 별도 문 만들어 경찰 속여

‘교회가 불법 사행성 게임장일 줄이야.’

2008년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다 경찰에 한 차례 적발된 적이 있는 최모 씨(40)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교회로 위장하면 경찰 감시망으로부터 안전할 거라는 생각을 해낸 것이다. 최 씨는 지난해 11월 중순 경기 평택시 통복동의 한 상가건물 2층 점포를 교회로 쓰겠다며 보증금 500만 원, 월세 100만 원에 빌렸다. 실제로 교회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창문에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교회’라고 써붙였다. 외형으로만 보면 영락없는 교회였다 하지만 최 씨는 이곳에 개조 및 변조된 게임기 40대를 들여놓고 불법 사행성 게임장으로 운영해 하루 평균 800만∼1000만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단속을 피하려고 출입구 정문은 봉쇄했다. 화장실 안쪽에 영업장으로만 통할 수 있는 별도 출입문을 만들어 무전기를 갖추고 철저한 통제 속에 운영했다. 주위 사람들도 경찰이 적발하기 전까지 실제 교회인 줄 알고 있을 정도였다. 경기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과는 7일 불법 게임장을 운영한 혐의(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주 최 씨와 종업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한 위장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지만 이번처럼 교회로 위장한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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