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 대구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를 찾은 중국 고교생 팡숴(龐碩·16) 군은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의자까지 움직이는 극장 안에서 3차원(3D) 입체 동영상을 보면서 안전체험을 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그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우사인 볼트가 세계신기록을 세운 그 경기장에 내가 서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며 흥분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여행 전문가를 공무원으로 채용해 전담 부서를 만들고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에는 인센티브도 주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모두 18차례 중국인 관광객 유치 팸투어(사전답사여행)를 실시했다. 올 초에는 교수 등 3명으로 ‘중국관광객 유치단’도 신설했다. 그 결과 2009년 1만3000명이던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2만6500여 명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고, 올해 목표는 3만 명으로 늘렸다. 안중보 유치단장(52)은 “지속적인 팸투어 등으로 중국인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만큼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있었던 지난해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더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한류스타 팬미팅, 한류드림콘서트 등 한류를 이용한 관광 상품을 개발 중이다. 대구 경북 지역에 유학 온 중국 학생들의 부모를 초청해 관광 상품을 소개하는 전략도 구상 중이다. 대구 경북 내 중국인 유학생은 4000여 명이다.
인천시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민관 관광협의체’를 구성했다. 올해 10만 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잡은 시는 중국인 관광객이 지역에서 돈을 쓸 경우 해당 여행사에 관광객 1인당 6000원의 숙박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중국 노동절과 국경절 연휴에 맞춰 4월과 10월 중국주간 행사를 열고 한중 음식문화 교류전, 차이나타운 길거리 퍼레이드 등도 펼친다.
충북도도 올 10월 ‘제2회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또 페스티벌이 열리는 일주일을 ‘중국 주간’으로 정해 이 기간에 충북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에게는 도내 관광지 무료입장, 항공료 할인 등의 혜택을 준다.
관광업계 일각에서는 지자체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면서 불필요한 경쟁으로 ‘제 살 깎기’ 식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익근 계명대 호텔관광학과 교수(한국관광학회 회장)는 “각 지자체가 강점을 살려 역할을 분담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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