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 前회장은 누구… 그룹 후계자 주목받다 아우에게 밀려난 ‘비운의 황태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삼성그룹 故이병철 회장 영결식
삼섬 고 이병철 회장의 3남들. 창희, 건희, 맹희 3형제의 모습이다. 이들은 아버지 이회장의 장례식장에서 오래간만에 모였다.
삼성그룹 故이병철 회장 영결식 삼섬 고 이병철 회장의 3남들. 창희, 건희, 맹희 3형제의 모습이다. 이들은 아버지 이회장의 장례식장에서 오래간만에 모였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에게는 ‘비운의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그는 한때 그룹의 후계자로 주목받았으나 아우에게 밀려났고 이후 경영에서 손을 떼고 국내외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왔다.

이 전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계기는 1966년 ‘사카린 밀수사건’이다. 당시 책임을 지고 삼성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이병철 창업주의 뒤를 이어 이 전 회장은 삼성의 주력 계열사들을 지휘했다. 그러나 부친에게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와중에 둘째 동생 창희 씨가 청와대에 삼성그룹의 비리를 고발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 전 회장도 이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부친과 관계가 악화됐다.

후계자 선정에 관해 이병철 창업주는 자서전인 ‘호암자전’에 이렇게 적었다. “처음에는 장남 맹희에게 승계시킬 생각으로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겨 보았으나 6개월도 안 돼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 또 본인이 자청해 물러났다. (중략) 다행히 3남 건희가 자질도 있고 기업 경영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 보여 후계자로 정하게 됐다.”

이 전 회장은 1993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나 나나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서로 양보하지 않아 끝내 화해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버지와의 사이에 상당한 틈새가 있었지만 언젠가는 나에게 대권이 주어질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동생이 총수 자리에 앉고부터 5년여 동안 해외여행을 하고 다녔다”고 밝혀 사이가 원만치 못했음을 시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 회한도 남지 않았다”고 말해 불화설을 부인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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