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는 최근 정서진 상징조형물 ‘쉼’의 변경된 디자인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서구는 10억 원짜리 정서진 상징물을 기부하는 포스코파워㈜와 상징조형물 제작과 설치를 위한 협약을 맺고 지난해 10월 선정된 디자인과 다른 새 디자인을 발표했다. 포스코파워는 4월 15일까지 정서진 표지석 주변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서구에 기부할 계획이다.
그러나 새롭게 디자인된 정서진 상징물은 기존 작품의 위쪽 부분을 고쳐 차별화했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도 모작 시비가 된 작품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 서구 관내 업체인 포스코파워의 관계자는 “기존 작품이 모작 논란이 있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큰돈을 들여 기부하는 기업 입장에서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새로운 작품을 해당 교수에게 요청했고 새 작품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회사 경영진이 정서진을 상징하는 쉼(休)과 정서진이 잘 부합한다는 뜻을 갖고 있어 이 작품을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서구 관계자는 “구 입장에서는 정서진이라는 지명과 작품이 잘 어울리는지에 대해 관여할 뿐 작품 선정은 기부 업체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모작 논란이 있는 작품을 만든 교수의 작품을 또다시 정서진의 상징조형물로 선정한 것 자체가 인천 시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며 “기존 작품과 차별화된 것이라고 보기엔 언뜻 이해가 안 되는 작품을 상징물로 선정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 선정된 정서진 상징조형물은 서울 모 여대 서양화과 A 교수(47)의 작품으로 외국 디자인 전문 사이트 ‘All-Free-download.com’의 ‘콤마(comma) 1’과 흡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조형물은 작업을 거쳐 5월 아라뱃길 정식 개통에 즈음해 정서진 표지석과 함께 제막식을 열 예정이다. 정서진은 인천 서구가 강원 강릉시의 정동진(正東津) 못지않은 해넘이 명소로 만들기 위해 서울 광화문 부근에 있는 도로원표(경도 126도 58분 35초)를 기준으로 서쪽으로 34.526km 떨어진 인천터미널 북쪽 부두(경도 126도 58분 17초)가 서쪽 방향 땅끝임을 확인하고 정서진으로 지정했다.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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