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지인명의로 돈걸어 거액 추가이득 정황”男 20여 경기-女 1번 조작… 전현직 17명 연루
프로스포츠 경기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강력부는 19일 프로배구의 일부 선수가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직접 베팅한 뒤 경기 내용을 조작해 거액의 이익을 챙긴 혐의를 포착하고 집중 수사하고 있다.
브로커의 부탁으로 경기 조작에 가담한 선수는 많았지만 프로배구에서 선수가 자신의 경기에 먼저 베팅한 뒤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 경기 조작에 나선 사실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 조작 수사에서도 이런 방식의 베팅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검찰은 브로커 김모 씨(25·구속 수감) 등 3명에게서 돈을 받은 뒤 경기 조작에 가담한 선수 가운데 일부가 이런 식으로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베팅해 거액을 챙긴 혐의를 적발해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수들은 적발에 대비해 지인들의 명의로 도박사이트에 베팅했으며 베팅 금액은 수백만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브로커들에게 경기 조작에 가담할 선수를 소개해준 뒤 그 정보를 이용해 도박사이트에 베팅해 이득을 챙긴 선수들도 조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역 선수 최모 씨(28) 등 2명 이상이 선수 포섭 브로커 역할을 했다. 이들은 선수 섭외와 경기 조작 기여 정도에 따라 브로커들에게 300만∼6600만 원씩을 받았다. 검찰은 남자배구는 2009∼2010시즌 및 2010∼2011시즌에서 20여 경기, 여자배구는 한 차례 경기에서 경기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혐의로 대구지검과 군 검찰에서 수사를 받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는 남녀 프로배구 6개 팀 17명이다.
프로야구 경기 도박 의혹 수사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검찰은 다음 달 17일부터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4월 초 개막 경기가 잡힌 점을 감안해 이번 주부터 연루 의혹 선수를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검찰은 프로야구에도 프로배구처럼 브로커와 선수 포섭 브로커 역할을 한 선수가 있을 것으로 보고 브로커와의 금전거래는 물론 선수들 간 금전거래도 확인하기로 했다. 투수 이외에도 타자나 야수들이 고의적인 헛스윙 아웃이나 수비 실책으로 경기 조작에 가담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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