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지하철 ‘여중생 성추행’ 외면한 승객들

‘도와달라’ 눈빛 보냈지만 눈 마주친 여성, 고개 돌려
고교 중퇴한 18세男구속

채널A 뉴스 ‘뉴스A’ 방송화면 캡쳐.

지하철 안에서 여중생을 10여 분간 성추행한 뒤 강제로 끌고 나와 성폭행까지 시도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0일 오후 5시 40분경 지하철 7호선 면목역에서 뚝섬유원지역까지 운행하는 열차 안에서 중학생 한모 양(13)의 바지 등에 손을 넣고 추행한 뒤 뚝섬유원지역 화장실로 데려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등)로 고교 중퇴생 장모 군(18)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 군은 피해자를 열차 문 쪽으로 밀어붙이면서 몸을 밀착시켜 움직일 수 없도록 한 뒤 추행을 했다. 키가 184cm인 장 군이 큰 덩치로 피해자를 가려 한 양은 구조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 양은 경찰 조사에서 “한 여자 승객과 눈이 마주쳐 고개를 저으며 눈빛으로 구조를 요청했다”며 “그러나 상대방이 고개를 돌렸다”고 주장했다.

장 군은 한 양을 뚝섬유원지역에서 끌어내린 뒤 화장실로 데려가 성폭행하려 했으나 역무원이 뒤쫓아 오자 피해자와 연인 행세를 하기도 했다. 장 군은 이들을 연인으로 오인한 역무원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사라지자 2층 승강장으로 한 양을 데려가 성추행을 계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