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절도… 사기… 난형난제 쌍둥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9일 03시 00분


입양뒤 16년만에 재회16년간 총 20건 범죄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태어나자마자 큰아버지에게 입양된 쌍둥이 형 김모 씨(32)는 열여섯 살 되던 해 큰아버지가 이혼을 하면서 처음으로 동생의 존재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16년 만의 재회를 범죄 모의로 연결시켰다. 형제는 동생이 망을 보면 형이 돈을 훔치는 식으로 절도를 반복하며 청소년 시절부터 교정시설을 들락거렸다.

쌍둥이 형제는 지난해 4월 사기로까지 범죄 영역을 넓혔다. 인터넷에 카메라를 판다고 글을 남기고 대포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잠적하는 수법으로 8000만 원을 챙겼다. 형제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으며 폐쇄회로(CC)TV를 향해 ‘잡을 테면 잡아봐라’는 식으로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여유까지 부렸다. 경찰은 “똑같이 생긴 남성이 시간차를 두고 돈을 뽑아가는 장면이 잡혀 수사에 혼선을 빚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형제의 인터넷주소(IP) 접속기록을 추적해 이들을 검거한 뒤 전과기록을 조회해 보고 혀를 내둘렀다. 동생은 지난해 9월 길을 가던 여성을 강제추행하고 항의하는 남자친구를 때려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도피 중이었고, 형은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약국을 털다 체포돼 부산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였다. 동생과 형이 저지른 범죄가 각각 9건과 11건으로 도합 20건이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이들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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