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에 전자채점제도가 도입되고 출제 코스가 늘어나는 등 시험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장내기능시험은 쉬워졌지만 도로주행시험의 합격 문턱은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경찰청은 4일 도로주행시험에서 태블릿PC로 전자채점을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태블릿PC에는 10개 이상의 주행노선이 입력돼 무작위로 선정된 노선을 운행해야 한다. 시험장별로 2∼4개의 노선이 출제돼 해당 노선만 외우면 상대적으로 쉽게 합격할 수 있는 현행 방식보다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2∼4개의 노선은 실제 운행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운전자들이 겪게 되는 도로 상황을 10가지 이상 경우의 수로 폭넓게 출제해 실무능력을 엄격하게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험관이 구두로 지시하는 주행 방향도 태블릿PC가 도입되면 내비게이션으로 안내하게 된다. 시험관마다 동승한 수험자에게 제공하는 주행 정보가 다를 경우 공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채점 방식도 투명해진다. 도로주행시험이 시작되면 채점관은 태블릿PC에 실시간으로 점수를 입력하고 이 결과는 시험장 전산망에 자동 송출된다. 시험관이 손으로 평가 서류를 작성하는 현행 방식에서는 채점 기록을 사후에 수정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수험자가 원하면 주행시험 중 어느 부분에서 감점됐는지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도로주행시험의 경우 채점관에 따라 합격률이 달라지는 등 편차가 많았지만 전자채점제가 도입되면 이런 편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실전에 가까운 시험을 치르게 돼 초보 운전자들의 사고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기능시험 간소화 등 운전면허시험 개선으로 면허 취득에 걸리는 시간은 최소 9일에서 2일로, 평균 취득비용은 74만 원에서 38만 원으로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6월부터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기관을 확대해 26개 면허시험장뿐 아니라 전국 250여 경찰서에서도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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