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정부 홈피 디도스 공격… 게임제한하는 셧다운제 불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7일 03시 00분


10대 7명, 지난달 4차례 시도

초등학생까지 포함된 10대들이 여성가족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정부 홈페이지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감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등학생 A 군(16) 등 10대 청소년 7명을 붙잡아 A 군을 입건하고 중학교 1학년생과 초등학교 6학년생 등 2명을 가정법원에 송치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초등학생 2명(4학년 1명, 6학년 1명)과 중학생 2명(1학년 1명, 3학년 1명)은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해 불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개인 PC로 특정 사이트에 대량의 접속을 유발하는 악성프로그램을 돌려 지난달 26∼29일 4차례에 걸쳐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공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터넷에 개설된 ‘여성가족부 안티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군 가산점 폐지나 셧다운제, 유명 가수 음반의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 등 여성가족부 정책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디도스 공격 및 악성프로그램 유포행위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단순한 호기심이나 사이버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려고 접속지가 외국인 것처럼 허위로 표시되도록 인터넷주소(IP) 변경 프로그램까지 사용하는 등 전문 정보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당국이 디도스 공격 모의를 사전에 인지하고 해당 IP를 차단해 홈페이지가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경찰은 핵안보정상회의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등 중요 국가행사를 앞두고 정부 공공기관 사이트에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 같은 사이버 테러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감시와 단속을 해나갈 방침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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