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정물오름(해발 466m) 정상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주변 새별오름, 이달봉, 금오름, 도너리오름 등 화산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 생태계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용암이 흐른 암반지역에 형성된 자연림)과 목장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하지만 한라산 허리를 가로지르며 길게 늘어선 거대한 송전 철탑은 ‘눈엣가시’처럼 부조화를 이룬다. 남쪽인 서귀포시 지역도 마찬가지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철탑은 거대한 흉물처럼 눈에 거슬린다. 송전 철탑을 땅속으로 묻는 지중화 사업이 필요한 이유다.
송전 철탑을 포함한 전선 지중화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제주도는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에 따른 후속 프로젝트로 전선 지중화사업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전기, 토목, 도시, 조경 분야의 전문가와 대학교수, 공무원 등 9명으로 전담반을 구성해 10월까지 제주 전역을 대상으로 전선 지중화 타당성 조사를 벌인다. 제주지역 송전 철탑은 376km에 걸쳐 529개가 세워져 있다. 철탑 높이는 50∼70m로 154kV의 고압이 흐른다. 이들 철탑을 없애고 송전선을 땅속으로 묻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가장 큰 문제다. 송전 철탑 지중화에만 1조2000억 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6만4000여 개의 전봇대와 연결된 배전선도 지중화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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