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막 시작된 3월, 고1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고민거리는 ‘동아리 선택’이다. 최근 대입에서 수시전형이 확대되면서 동아리 활동이 주요 비교과활동 ‘스펙’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런 수요에 따라 최근에는 나만의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스펙으로도 유용한 ‘진화된’ 동아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융합형 동아리] ‘과학+경제’ 활동으로 경쟁력 UP!
최근 대학들이 인문학적 소양과 자연과학적 지식을 넘나드는 ‘통섭형’ 인재를 요구함에 따라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특징을 결합한 성격의 동아리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동아리는 이종 학문들을 결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론’과 ‘체험’을 결합하거나 ‘토론’과 ‘봉사활동’을 결합하기도 한다.
경기 양서고의 신제품개발동아리 ‘NPD(New Product Development)’는 발명동아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만하다. 발명품 개발은 기본. 여기에다 해당 발명품이 실제 시장에 출시될 경우 성공할지 여부도 연구한다. △디자인 △공간 △효율성 △가격 등으로 항목을 나누어 발명품을 평가하고 기존 제품과 비교·분석하는 것. 발명품을 들고 거리로 나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발명’에다 ‘경영’ 혹은 ‘경제’를 접목시킨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 동아리 부장인 3학년 한현수 군(18)은 “내가 만든 발명품의 과학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을 동시에 평가받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유익하다”면서 “이론과 현실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이 동아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실속형 동아리] 한 가지 소재로 다양한 지식·실력 UP!
내신공부, 스펙 쌓기, 논술공부 등 다양한 대입 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바쁜 고교생을 위한 ‘실속형’ 동아리도 각광받고 있다.
대전 대덕고에는 단 한 권의 영어원서를 활용해 영어 실력과 함께 토론 능력도 키우는 ‘일석이조’형 동아리가 있다. ‘영어에세이&토론학습’을 표방하는 동아리 ‘저스티스(Justice)’가 그것. 이 동아리의 활동은 하버드대 정치철학 교수 마이클 샌델이 쓴 ‘정의란 무엇인가’의 영어원서(원제 ‘저스티스·Justice’)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 동아리는 매주 화요일 야간자율학습시간에 활동한다. 원서 내용을 영어로 요약하거나, 원서의 중요한 메시지를 묻는 문제를 영어로 출제한 뒤 영어로 답변하는 과정을 통해 영어에세이 연습을 한다. 또 책의 내용 중 최근 사회적 이슈에 적용되는 사례를 찾아서 토론하고, 책에서 언급된 유명 철학자들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연습을 통해 토론 능력을 기른다.
이 동아리 지도교사인 임현미 영어교사는 “처음에는 원서 강독 수준으로 생각하고 동아리를 시작했는데 학생들이 스스로 수준 높은 학습활동으로 넓혀 나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색봉사 동아리] 도우미견과 함께 봉사활동 의미·재미 UP!
대입에서 자신의 인성과 성실성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봉사활동 동아리는 언제나 인기. 최근에는 이색적인 방법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가 생겨나고 있다.
서울 동일여고에는 ‘도우미견 봉사활동 동아리’가 있다. 흔히 ‘도우미견’이라고 하면 시각장애인안내견을 떠올리지만 도우미견의 범위는 더 넓다. 마약탐지견, 청각장애인안내견, 치료도우미견 등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모든 개를 도우미견이라 부른다. 이 동아리는 8년째 치료도우미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동아리 부원들은 ‘해태’(시추), ‘돌이’(푸들), ‘도도’(코커스패니얼)란 이름을 가진 세 마리 도우미견과 함께 주로 인근 노인정과 초등학교를 한 달에 한 번씩 찾아 봉사한다. 도우미견과 마주 앉은 사람들은 도우미견을 직접 만지고 안아보면서 서로 친해지는 활동을 한다. 동아리 회원들이 도우미견의 이름이나 나이, 성격 같은 기본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도우미견을 모두 만져본 뒤에는 도우미견의 사진으로 만든 퍼즐을 노인이나 초등생들과 함께 맞춰 보기도 한다. 그들의 눈을 안대로 가린 채 도우미견의 촉감과 냄새만으로 이름을 맞히는 퀴즈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정신적인 안정과 웃음, 생명의 소중함 등을 전달하려는 것.
이 동아리 지도교사인 윤인영 역사교사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심리치료사, 수의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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