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서울 핵정상회의 앞두고 육군 53사단 등 대테러 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4일 03시 00분


고리원전 노린 테러범 3분내 제압
원격무선조종 로봇이 폭발물 해체

‘쾅, 쾅.’ 13일 오후 2시경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발전소 신고리 1호기 일대에서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발생했다. 자재창고 건물에서 연기가 치솟고 주변 근무자들은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건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쓰러졌다. 신고를 접수한 고리원전 상황실은 자체 소방팀을 출동시킨 뒤 기장소방서, 53사단 126연대 등 민·관·군·경 유관기관에 상황을 급파했다.

채 2분도 안 돼 부산소방본부 헬기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동시에 고리원전 방재환경팀이 방사성물질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조치했다. 다행히 방사성물질은 누출되지 않았다.

이어 부산소방본부 특수구조대도 곧바로 도착했다. 화생방 정찰과 응급처치, 환자 이송과 동시에 군경 폭발물 처리반은 원격 무선조종 로봇을 이용해 폭발물을 해체했다.

이 시간 원전 상황실에 테러범 3명이 급조폭발물을 설치한 뒤 내부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중앙통제센터 진입을 시도하다 내부 차단시스템 때문에 여의치 않자 외부로 달아나려 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긴박하게 무선 교신이 이뤄지면서 헌병 특수임무대 및 경찰특공대의 헬기 패스트로프 투입, 래펠을 이용한 건물 내부 진입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진행됐다. 이들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부산세계경제원조총회 등에서 임무를 수행한 최정예 대테러부대 요원들. 테러범을 완전히 제압하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26, 27일)를 앞두고 육군 제53사단은 회의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테러 등 각종 상황에 대비해 13일 오후 고리원전 신고리 1호기 일대에서 민·관·군·경 통합 방호훈련을 실시했다.

원전 내 발생한 초기화재는 원전 자체 소방팀과 소방헬기가 즉각 진화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연기는 원전 방재환경팀과 53사단 화생방신속대응팀, 소방본부 특수구조대가 출동해 방사성물질 누출 여부를 확인한 후 제독 조치를 했다. 탐지견이 찾아낸 폭발물은 부산경찰특공대가 처리했다. 53사단 5분 전투대기조와 헌병특임대, 경찰특공대는 합동으로 테러범을 제압했다. 훈련을 주관한 이재수 53사단장은 “국가 중요시설이 외부요인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위험하다”며 “이런 훈련을 통해 다양한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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