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찬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 천주교 신부가 해군기지 찬성 의사를 밝힌 중학생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경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수원 모 중학교 3학년 김모 군(14)은 3일 오후 6시 40분경 수원시 장안구 모 천주교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뒤 조모 신부(47)로부터 어깨와 팔을 수차례 맞았다며 9일 부모와 함께 수원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과 고소장에 따르면 조 신부는 지난달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내용의 만화가 실린 유인물을 만들어 성당에 비치했고 상당수 신도들이 유인물을 접했다. 김 군은 이날 미사를 마친 뒤 조 신부가 만든 유인물을 언급하며 “‘나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하는데 신부님은 왜 반대하시느냐’고 질문했다가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군과 부모는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신부님이 사과하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신부는 경찰의 1차 전화 조사에서 “격려차 어깨를 쓰다듬었을 뿐이지 폭행한 적은 없다”며 고소 내용을 부인했지만 어떤 이유로 격려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자 13일 김 군과 함께 있었던 누나 등 고소인 측 조사를 시작했고 곧 조 신부를 불러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의 조 신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반대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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