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생 사이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메신저 프로그램을 활용해 불특정 이성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폰 미팅’이 유행이다. 과거에도 중고생 사이에서 문자메시지로 대화를 나누는 이성상대인 ‘문자친구’가 유행했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휴대전화로 이성과 대화를 나누는 중고생의 숫자는 급증했다.
스마트폰 메신저 프로그램은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아 대화친구를 찾는 학생들이 적잖다. 문자메시지 시절보다 한결 더 간편해진 접근성은 스마트폰 미팅이 급증한 또 다른 이유.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개설된 ‘문자친구 카페’의 게시판에서 대화상대를 찾아야 했다. 별도의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해 게시글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컴퓨터가 있는 장소에서만 대화상대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하나로 대화상대 찾기부터 대화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해지면서 언제어디서든 스마트폰만 있으면 온라인 미팅을 즐기게 된 것이다.
실제로 ‘○○○톡 친구구하기’ ‘○○○친구’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중고생들도 별다른 제약 없이 누구나 내려받으며 마음만 먹으면 5분이 채 되기 전에 대화상대를 구할 수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중3 오모 군(14)은 “몇 살이냐, 어디 사느냐 같은 기본적인 신상정보를 묻다가 친해지면 사진을 교환하고 일부 학생들은 실제로 만나기도 한다”면서 “스마트폰 게임은 주로 남학생들이 하지만 스마트폰 미팅은 여학생들도 많이 한다”고 귀띔했다.
특히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인 무료 랜덤(무작위)채팅 프로그램 ‘살랑살랑 ○○○’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 회원만 5만여 명일 정도로 중고생 사이에서 인기. 앱을 내려받아 실행시킨 뒤 상대방에게 보낼 짧은 메시지를 작성해 전송하면 이 앱을 실행중인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불특정 이성이 메시지를 받는다.
상대방이 받은 메시지에 대한 회신 메시지를 보내면 두 사람이 연결돼 메신저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방식. 마음이 맞는 상대와는 스마트폰 메신저 아이디를 교환해서 지속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경기 광주에 사는 고교생 이모 군(17)은 지난해 11월 같은 반 동성친구가 한 여고생과 스마트폰 랜덤채팅으로 알게 돼 대화를 나누다 주선한 메신저 ‘단체미팅’에 참여했다. 친구가 자신의 반 남학생 10여명을 스마트폰 메신저의 단체채팅으로 초대하자 여학생도 자신의 친구 10여명을 초대해 스마트폰 메신저 상에서 즉석 단체미팅이 성사된 것.
이 군은 “TV 인기 미팅프로그램인 ‘짝’을 콘셉트로 서로 프로필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중고생들의 스마트폰 채팅은 24시간 가리지 않고 이뤄지는 것이 특징. 스마트폰 메신저 대화는 24시간 내내 진행되고 자신에게 친구로 등록된 사람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단체채팅방에 초대될 수 있기 때문에 ‘카톡감옥’으로 불리기도 한다.
경기지역에 사는 여고생 윤모 양(18)은 “친구들과 스마트폰 메신저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눈다. 메신저의 프로필에 쓰인 말 풍선과 글을 보고 친구의 마음상태와 일상생활을 더 잘 알 수 있게 됐다”면서 “예전에는 휴대전화 문자가 오는 것만 확인하면 됐지만 이젠 수시로 스마트폰 메신저를 확인해야 해서 항상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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