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2년…유물-유적화되는 폭침 사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9일 15시 10분


위령탑 안보교육 필수코스..해경구조함 아라뱃길 전시 추진

천안함 사태가 발생한 지 벌써 2년이 됐지만 '46용사' 위령탑에서부터 당시 구조에 투입됐던 경비함에 이르기까지 관련 장소와 사물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정부가 천안함 사태 1년을 맞아 지난해 백령도 현지에 세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는 지금도 일반 관광객과 군 장병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위령탑은 천안함 폭침 현장이 바라다보이는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 8.7m 높이로 세워져 있다.

이 탑은 작년 3월 설치된 이후 백령도를 찾는 사람 누구나 빼놓지 않고 찾는 필수 코스가 됐다.

현지 해병부대에 새로 배치된 신병들은 안보교육을 위해 한번씩은 이곳을 찾게 마련이다. 또 백령도를 찾는 일반 관광객과 국내 주요 인사들도 반드시 들러 참배하는 곳이다.

천안함 침몰 과정에서 구조 임무에 투입됐던 경비함은 일반인에게 영구 전시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 서구는 지난해 퇴역한 해양경찰 경비함 501함ㆍ503함 2척을 경인아라뱃길 수변에 전시하는 방안을 놓고 인천해양경찰서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중 501함은 천안함 침몰 현장에 투입됐다가 침몰 직전 뱃머리에 남아있던 해군 장병 55명을 구조한 공로를 세운 바 있다.

501함과 함께 침몰 현장에 배치됐던 해경의 퇴역 경비함 1002함은 앞서 아라뱃길 전시가 확정됐다.

서구는 새로 배치되는 경비함을 안보교육장, 해경 생활체험관, 휴식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구의 한 관계자는 19일 "해경은 경비함이 안보교육을 주 목적으로 활용되기를 희망하고 있어 가급적 그 뜻에 따를 것"이라며 "경비함이 전시되면 아라뱃길의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늘어나 이 곳을 찾는 관광객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천 옥련동에 있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는 이달부터 천안함 사태 2년을 주제로 하는 특별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천안함 폭침 사건 전반을 다룬 100여장의 사진을 선보이는 이 전시에는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관람 인파가 몰린다.

주중에는 군부대 장병 단체와 일반 단체 관광객이 주로 찾아오고, 주말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온다.

하루 방문객이 1000명 안팎이라는 이 기념관의 한 관계자는 "기념관 방문객의 절반 정도가 전시회까지 둘러보고 간다"며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한층 높아진 안보의식을 반영하듯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태 이후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강화되면서 천안함 관련 장소와 사물이 역사적 유적, 유물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인하대학교 사학과 서영대 교수는 "천안함 사태 발생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지만 폭넓게 보면 관련 장소와 사물이 유적, 유물로 변해가는 흐름 속에 있다"며 "공공기관에서는 이것들이 활용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동안에는 활용 방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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