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욕주립대 개교, 해외대학 한국 분교에 입학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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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1일 03시 00분


선발방식-등록금 美본교와 동일… 한국수능 반영 논의중

한국뉴욕주립대 컴퓨터과학과의 클라우스 뮐러 교수(오른쪽)가 강의실에서 박사과정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 모습. 본교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의 컴퓨터과학과는 미국 공립대 중 2위로 평가받은 바 있다. 한국뉴욕주립대 제공
한국뉴욕주립대 컴퓨터과학과의 클라우스 뮐러 교수(오른쪽)가 강의실에서 박사과정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 모습. 본교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의 컴퓨터과학과는 미국 공립대 중 2위로 평가받은 바 있다. 한국뉴욕주립대 제공
미국 뉴욕주립대의 클라우스 뮐러 교수는 4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십자 모양의 비행체를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이어 각각의 프로펠러를 컴퓨터로 어떻게 조작해야 원하는 대로 비행체를 움직일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박사과정 학생 3명은 뮐러 교수와 영어로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의 한국 분교인 ‘한국뉴욕주립대(SUNY KOREA)’의 수업 장면이다. 장소만 한국일 뿐 교수와 강의 내용은 미국의 본교 그대로다.

○ 해외 대학 몰려온다


한국뉴욕주립대의 개교식이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글로벌캠퍼스 지구에서 열렸다. 미국 대학으로는 국내에 처음 들어서는 분교이자 송도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한 첫 해외 대학이다. 전 세계에 64개 캠퍼스가 있는 뉴욕주립대는 동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분교를 세웠다. 뉴욕주립대를 시작으로 송도에는 해외 대학이 잇따라 들어선다. 내년에는 미국 조지메이슨대와 벨기에 겐트대가, 2014년에는 미국 유타대가 개교할 예정이다. 두 대학 관계자들도 이날 개교식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뉴욕주립대나 앞으로 개교할 대학들은 석·박사과정은 물론이고 학부과정도 대규모로 모집할 계획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유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국내에서 외국과 똑같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올해 1학기에 2개 전공(기술경영, 컴퓨터과학)에서 석사과정 50명, 박사과정 5명을 모집했다. 내년에는 기술경영 학부과정을 신설해 100명을 뽑는 등 정원을 5년 내에 2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2000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기숙사는 이미 완공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내년에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조지메이슨대는 경영학 경제학 국제학의 학부과정(정원 1500명)을 운영한다. 겐트대는 바이오 환경 식품공학 관련 학부과정(1000명)을 운영한다. 유타대는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 교과부에 내지 않았지만 교육학과 공학 등에서 정원 2000명의 학부 및 대학원 과정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 교육과정과 선발방식도 본교와 동일

한국뉴욕주립대는 미국 동부 명문대로 꼽히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과 교육과정이 같다. 졸업장과 학위에도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으로 기록된다. 교수 6명은 모두 미국 본교에서 건너와 송도에 상주한다. 앞으로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교수도 더 늘릴 예정이다.

신입생 선발방식도 본교와 같다. 석사 과정은 학부 학점이 4.0 만점에 3.0 이상이어야 하고 토플이나 아이엘츠(IELTS) 같은 공인 영어성적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한다. 미국 대학원 입학능력시험(GRE) 성적도 필요하다. 여기에 추천서와 성적증명서를 종합해 선발한다. 구술 면접은 치르지 않는다.

서류를 미국으로 보내면 본교에서 입학사정을 한다. 지원자가 많아도 학업능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선발 인원은 모집 정원보다 적을 수 있다.

등록금은 본교처럼 학기당 8180달러(약 916만 원)다. 국내 대학보다 비싸지만 미국 대학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다. 기숙사비는 학기당 100만∼150만 원.

한국뉴욕주립대 조지메이슨대 겐트대는 학부과정을 내년부터 모집할 계획이지만 아직 선발방법을 확정하지 않았다. 대부분 본교 기준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뉴욕주립대의 경우 토플 iBT 80점 이상이 자격 요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외에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를 인정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한국뉴욕주립대 석사과정은 미국 본교에 갈 필요 없이 국내에서 끝낼 수 있다. 박사과정은 1년간 미국에서 공부한다. 조지메이슨대 학부의 경우 1년간 미국에서 교양과정을 이수하고 나머지 3년은 국내에서 전공 수업을 받는 식이다.

인천 송도의 한국뉴욕주립대 캠퍼스 야경. 직장인도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금요일 야간과 토요일에도 강의를 한다.
인천 송도의 한국뉴욕주립대 캠퍼스 야경. 직장인도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금요일 야간과 토요일에도 강의를 한다.
해외대학 분교에는 한국 학생이 가장 많이 지원하겠지만 다른 아시아권 국가 학생이나 국내에 사는 외국인 학생도 상당수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뉴욕주립대의 첫 학기 경쟁률은 석사과정이 2 대 1, 박사과정이 5 대 1이었다. 합격생 중에는 인도와 베트남 출신도 있다.

베트남 학생인 보꾹듀이 씨(30)는 “미국 물가가 비싼데 한국에서 미국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선택했다”며 “영어로 모든 강의를 한다는 점은 외국 학생에게는 무엇보다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해외대학,#분교,#대학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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