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재산이 수백억 원대인 강남 재력가를 납치해 100억여 원을 뜯어낸 뒤 경찰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말레이시아 한인회 부회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아온 김모 씨(53)가 18일 서울구치소에서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구치소에 따르면 18일 오후 10시 40분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김 씨가 속옷으로 만든 끈으로 목을 맨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 가족을 실망시켜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독방에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08년 3월 부동산임대업을 하던 재력가 A 씨를 납치한 뒤 80일가량 감금하고 108억 원을 빼앗은 혐의(인질강도)로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1월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김 씨를 구속 상태에서 지난해 10월 30일 발생한 말레이시아 한인회 부회장 실종 사건 연루 여부를 수사해 왔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한인회 부회장이 김 씨가 머무는 콘도로 간 뒤 나오지 않았고 이후 김 씨가 큰 여행용 가방 2개를 끌고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김 씨가 부회장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하지만 김 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김 씨가 살인 혐의 수사에 압박을 느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를 수사했던 경찰은 “전과 17범인 김 씨는 머리가 비상해 인질강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 사건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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