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하늘고의 ‘테테노프 함수’를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러시아 수학교수 초청 강의 “함수를 이미지로 가르쳐줘요”
주변 학교서도 주말 특강 쇄도

인천 첫 자율형사립고인 인천하늘고는 다양한 수월성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수학영재 출신의 안드레이 테테노프 초빙교사(가운데)가 21일 함수 수업을 진행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 첫 자율형사립고인 인천하늘고는 다양한 수월성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수학영재 출신의 안드레이 테테노프 초빙교사(가운데)가 21일 함수 수업을 진행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Show me your underlined mark(학생들이 밑줄 친 부분을 한번 볼까).”

21일 인천 영종도 백운산 자락의 인천하늘고 201호 강의실에서 러시아 석학교수인 안드레이 테테노프 초빙교사(56)가 강의 중간 학생 노트를 들여다보면서 영어로 수학 함수를 설명하고 있었다. 고교 2학년생 30여 명은 칠판에 여러 함수 그래프를 그려가며 학생의 반응을 꼼꼼히 살피는 테테노프 교사의 열강에 푹 빠져 있었다. 2시간 강의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 자못 진지하게 이어졌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수학올림피아드 영재 출신인 테테노프 교사는 러시아 명문대 수학교수이면서 미국 인도 중국 등지의 대학에서도 강의를 펼친 인물이다. 인천하늘고 초빙으로 3주째 정규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명성이 서울 경기 인천 등지의 특목고와 일반고로도 알려지자 학교 측이 토요일마다 외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유료 특강을 마련한 상태다. 주 1회 3개월 과정의 특강인데, 참가 신청이 쇄도해 조만간 2기 수강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날 수업을 들은 한정호 군(17)은 “함수를 이미지로 표현하면서 쉽고 빨리 이해할 수 있도록 했고, 대수 증명을 다른 각도로 해서 놀라웠다”며 러시아 교사의 남다른 수업 방식을 설명했다.

인천의 자율형사립고 1호인 인천하늘고는 이 같은 수월성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주말마다 명문대 교수에게 고급 교양 과정을 듣는 ‘위크엔드 칼리지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원어민 교사에게 ‘영어소통교육’을 받고, 방학 땐 교수 지도로 프로젝트 논문을 작성하기도 한다. 해외 대학에 가려는 학생과 명문대 진학 희망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더욱 특이한 것은 교사 40여 명이 지정 교실을 각각 갖고 있어 학년과 반에 상관없이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싶은 교사를 찾아와야 한다. 교육 선진국인 핀란드에서 시행하는 ‘무학년 학점제’와 비슷한 교육 방식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 봄에 개교했기 때문에 2학년 196명, 1학년 226명으로 구성돼 있다. 전교생은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고, 한 달에 한 번만 집에 갈 수 있다. 그래서 이 학교에 입학하면 사교육을 받을 시간이 거의 없다. 모든 교육과 취미생활이 학교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학교 측이 ‘1인(人) 1예(藝) 1체(體)’를 위한 시설을 모두 구비해 놓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회공헌프로그램의 일환으로 300여억 원을 출연해 설립했기 때문에 디지털도서관, 실내체육관, 음악실, 미술실 등 모든 학교 시설을 최첨단 설비로 꾸몄다. 바닥은 원목이고 곳곳에 자연채광이 들어 아늑하다.

이런 특이함 덕에 올해 신입생 선발 경쟁률이 전국 자율형사립고 중 3번째인 2.6 대 1이었다. 이 학교 입학에 관심이 높은 편이어서 24일 오후 3시 체육관에서 입학설명회를 연다. 이에 앞서 23일엔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교육도시 인천의 비전’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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