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콘서트… 토크쇼… 학생들 갈채 받은 ‘학교폭력 예방교육’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대전서부경찰서 “고민 들으려면 마음부터 열어야죠”

윤소식 서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을 비롯한 대전서부경찰서 기타동호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일여고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교육 행사에서 기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지명훈 기자mhjee@donga.com
윤소식 서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을 비롯한 대전서부경찰서 기타동호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일여고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교육 행사에서 기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지명훈 기자mhjee@donga.com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으려면 우선 마음부터 열어야죠.”

대전서부경찰서가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딱딱한 강의가 아니라 흥겨운 콘서트로 열어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1일 오후 2시 반 대전 서구 관저동 서일여고 강당에서 열린 ‘학생 시민 경찰이 함께하는 범죄예방 한마당’. 김용한 교장과 윤소식 서장의 인사말 직후 단상에는 학교폭력 강사 대신 서부경찰서 기타동호회원들이 등장했다. 영화 삽입곡과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선율을 타고 강당을 휘감았다.

교육의 일부는 퀴즈로 대치됐다. ‘학교폭력 전용신고 전화번호는?(정답은 117)’ ‘신체적 폭력을 가하지 않고 마음의 상처만 줘도 폭력인가?(정답은 그렇다)’ 등 5가지의 퀴즈가 나왔고 정답을 맞힌 학생들은 문구류를 선물로 받았다.

다음 순서는 동영상 교육. 서부경찰서는 경찰청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동영상 ‘친구로부터 온 편지’가 10분으로 너무 길다고 판단해 5분으로 줄이고 개그맨 김효종의 애정남 코너에서 소개된 학교폭력 개그를 재편집한 동영상을 상영했다.

학교폭력 토크쇼에 들어가기 전에 도마 지구대 김석기 경위가 색소폰을 연주했다.

서일여고 학생 3명과 녹색어머니회 회장, 대전서구청소년지원센터 김기복 소장이 참여하는 토크쇼는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였다. 여기서 김 소장은 학교폭력과 청소년 고민에 대한 상담 사례를 하나하나 소개했다. 윤 서장은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면 대학 진학은 물론이고 취업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웠다.

토크쇼가 끝나자 서부경찰서 민경원 경사가 나와 소찬휘의 ‘티어스(Tears)’와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불러 갈채를 받았다. 학생들은 한 편의 콘서트를 관람한 것 같았다는 반응이었다. 토크쇼에 참석했던 1학년 김효진 양은 “경찰이라고 하면 무섭다는 생각만 했는데 너무 부드럽고 자상했다”며 “앞으로 학교폭력으로 고민이 생겼을 경우 서부경찰서의 ‘헬프 미 부메랑 편지 제도’를 활용하면 친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메랑 편지 제도는 학생이 경찰서에서 나눠준 설문지를 학교 밖에서 작성해 우체통에 넣으면 경찰서로 자동 수신돼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한 서부경찰서의 학교폭력 방지책이다. 윤 서장은 “콘서트 형식의 학교폭력 교육이 경찰에게 쉽게 접근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호응이 좋은 만큼 이런 방식의 학교폭력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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