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 탓에 주부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가 기업들의 무분별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지만 치솟는 물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럴 때는 차라리 지갑을 닫아버리고 싶은 것이 대부분의 소비자 마음이다. 이런 소비자를 달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상인들과 협력해 다양한 물가정책을 내놓고 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텅 빈 장바구니를 상당히 채울 수 있다. ○ 맞춤형 물가대책 ‘눈길’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안양시는 지난해 6월부터 관내 5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세일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박달 관양 호계 남부 중앙시장이 월∼금요일 가운데 하루를 정해 평소보다 각종 물건을 10∼50%씩 할인해준다. 세일데이를 운영하는 날은 손님이 평소보다 20∼30% 증가하는 등 효과도 컸다. 이에 따라 도는 상반기에 전통시장 세일데이를 도내 전역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현재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세일데이로 물가 안정과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전통시장 주차장 발레파킹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정 대상을 위한 할인제도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의왕시는 65세 이상 노인이 이발소나 미장원을 이용하면 가격을 20% 깎아주는 ‘어르신 가격 할인제’를 운영한다. 현재 의왕지역 100개 업소가 참여하고 있다. 군부대가 많은 의정부 파주 포천시와 양평군 등지에서는 군인이나 군인 가족 또는 신병훈련소 영외면회객을 대상으로 음식 숙박 목욕 등 개인서비스요금을 할인해준다. 안양시는 자원봉사자가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 안양1번가와 평촌1번가를 개인서비스요금 할인가맹존으로 지정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발급한 회원증을 가져가면 320개 업소에서 10∼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안양에는 등록된 자원봉사자가 10만 명에 이른다.
인천시는 주부 물가모니터단을 운영해 주부들이 생활에서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과 의견을 직접 듣는다. 또 상하수도 시내버스 택시 지하철 도시가스 등 10개 지방공공요금에 대해 품목별로 관리책임관을 지정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경기도는 23일부터 매주 금요일 의정부시 신곡동 북부청사에서 농축산물을 직거래하는 ‘금요장터’를 개장했다. ○ ‘착한 가게’ 지원 확대
평균치 이하로 가격을 책정해 물가 안정의 ‘효자’로 자리 잡은 ‘착한 가게’ 지정 및 지원도 확대된다. 서울시는 현재 563곳인 착한 가게를 1000곳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현재 외식비 세탁비 미용비 등 물가 관리 대상인 45개 개인서비스 요금업체는 서울시내에만 모두 7만5000곳에 이른다. 시는 4월 중순 2차 착한 가게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착한 가게로 지정되면 은행에서 운영 자금을 대출받을 때 금리를 추가로 0.25% 낮춰주고 지역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돈을 빌릴 때도 보증수수료를 0.2%포인트 감면해 주기로 했다.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대출받을 때 ‘착한 가게’를 우선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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