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남도여관의 실제 모델인 옛 보성여관이 소설 밖으로 나온다.
전남 보성군과 문화재보존 시민단체인 문화유산국민신탁은 태백산맥에 나오는 보성군 벌교읍 옛 보성여관(등록문화재 제132호)이 보수공사가 끝나 5월 초순경 문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소설 속에서 남도(보성)여관은 경찰 토벌대장 임만수와 대원들이 숙소로 사용했던 곳으로 나온다. 보성여관은 1930년대 529m²(약 160평) 대지에 건물면적 500m²(약 150평) 규모로 지어졌다. 건물 외벽은 목재이며 지붕은 일본식 기와로 2층이다. 여닫이문으로 된 출입문을 비롯해 다양한 모양의 유리창과 굴뚝 등이 남아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건축 이후 6차례 수리를 통해 1층 일부가 변형되었지만 2층은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보수공사는 보성여관 건축자재 전부를 해체해 다시 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7억 원을 들여 2년간 진행됐다.
보성군 등은 새 단장을 한 보성여관 1층(301m²·약 91평)은 카페나 이벤트 공간, 숙박시설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층(83m²·약 25평)이나 별관(116m²·약 35평)은 연회장 등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성여관은 지난해 9월경 완공된 벌교읍 10km를 관통하는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 코스의 일부다.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은 문화, 역사가 살아 숨쉬는 장점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 코스는 2008년 개관한 태백산맥 문학관을 시작으로 소설에 등장하는 현 부자네집, 회정리 교회, 소화다리, 김범우의 집, 벌교홍교, 자애병원, 옛 금융조합, 남도여관, 벌교철다리, 중도방죽 등으로 이어진다. 탐방객들은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을 걷는 내내 소설 속의 픽션 공간과 실제 벌교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벌교읍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가옥 16채와 목조 건물 서너 채가 남아 있다. 또 골목길에는 나무 전봇대가 세워져 있어 1930년대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보성군 관계자는 “그동안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은 탐방객들이 쉴 수 있는 편의시설이 없었으나 보성여관이 새로운 쉼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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