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원미을은 선거 때마다 중앙정치 바람의 직접적인 영향권으로 분류된다. 조직력이 아무리 탄탄해도 정치 역풍이 몰아치면 당선이 쉽지 않은 곳이다.
실제로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배기선 전 의원이 ‘탄핵 역풍’으로, 18대에는 새누리당 이사철 의원이 ‘이명박 바람’에 힘입어 각각 승리한 바 있다. 이들은 15∼18대 연달아 4번 격돌해 2 대 2 무승부로 마감했고, 이번 총선에선 새 주자에게 후보 자리를 내줬다.
공천을 받은 새누리당 손숙미 후보와 민주통합당 설훈 후보는 이 지역에서는 모두 정치신인이다. 손 후보는 가톨릭대(부천 소사구 역곡동)에서 20여 년간 교수로 지내다 18대 총선에서 복지전문가 비례대표로 당선돼 처음 지역구 선거에 나선다. 그는 고향인 부산 중-동에 출마하려다가 당의 권유로 지역을 옮기게 됐다. 이 과정에서 ‘낙하산 잡음’이 일었고 지역 조직도 흔들렸다. 현재는 ‘친이 성향의 정몽준계’로 분류되는 이사철 의원의 조직을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훈 후보는 1985년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로 정치활동을 시작해 서울 도봉을에서 15, 16대 의원으로 당선됐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2009년 같은 동교동계였던 배 전 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이번에 경선을 벌였던 4명의 예비후보가 지지선언을 한 뒤 선거대책 공동본부장을 맡아 탄력을 받고 있다. 설 후보는 “재야운동권과 정치권의 가교역할을 했던 경험을 살려 부천에서 멋진 정치를 펼쳐보겠다”고 했다.
두 후보는 지역기반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선거운동과 중앙당 지원유세 등이 판세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 결과도 없고 아직 박빙 구도로 보인다. 중동과 상동 신도시로 구성된 아파트 밀집지역이어서 중산층의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할 듯하지만 진보 색채도 강한 곳이다. 총선 때마다 양당 박빙 구도 속에서도 진보당 계열 후보가 10% 안팎을 득표한 것을 감안하면 야권 단일후보인 설 후보 쪽으로 추가 기울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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