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씨 부인, 며느리 만나 삼성家소송 취하 권유한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0일 03시 00분


이창희씨 부인, 며느리 만나 삼성家소송 취하 권유한듯
며느리측 소송 대리한 화우 가족들 접촉시도 ‘기획’ 논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며느리인 이영자 씨가 28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약 1000억 원의 차명재산 분할 청구 소송을 낸 자신의 둘째 며느리 최선희 씨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소 취하를 권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최 씨의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 소속 변호사가 간접적인 경로로 이영자 씨 가족들과의 접촉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영자 씨는 이건희 회장의 형인 고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의 부인이다. 이 씨의 장남은 이재관 전 새한미디어 부회장, 차남은 고 이재찬 전 새한미디어 사장이다. 소송을 낸 최 씨는 고 이 전 사장의 부인이다.

이영자 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이찬희 변호사는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기자들을 만나 “28일 이 씨와 이재관 전 부회장 등이 가족회의를 열고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이 씨 자신이 소송을 반대하기 때문에 가족들도 통일된 목소리를 내길 원한다”며 “이 씨가 어제 최 씨를 만났다”고 확인했다. 이 변호사는 ‘이 씨가 최 씨에게 소 취하를 권유했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한 뒤 “그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화우 측이 이영자 씨 가족과의 접촉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화우는 이 창업주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차녀 이숙희 씨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낸 차명재산 분할 청구소송의 대리인도 맡고 있다.

이 변호사는 “이재관 전 부회장이 여러 경로로 소송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는 제안을 받았다”며 “화우와 이 전 부회장을 모두 아는 사람들이 (이 전 부회장에게) ‘화우의 A 변호사가 만나보고 싶어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부회장은 이미 다 정리된 부분인데 만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또 “원고들이 소송을 여러 건으로 나눠 하는 것도 이 일을 이슈화하려는 의도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기획소송’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진수 화우 변호사는 “사안의 성격상 마케팅을 해서 될 일이 아니다”며 “이 전 부회장 등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한 화우 소속 변호사는 없다”며 기획소송 의혹을 부인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창희#삼성#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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