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을은 ‘제2의 강남’이라 불릴 정도로 새누리당 우세 지역이다. 노년층이 많고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밀집해 보수 성향이 강한 편이다. 그동안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현재 민주통합당 등 야권 후보들은 번번이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4·27보선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표 차이는 2188표(2.7%)로 크지 않았지만 새누리당에는 ‘잊고 싶은 악몽’, 민주당에는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전설’이다.
지역에서는 이번 총선을 지난해 보선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시각이 많다. 새누리당은 텃밭 탈환을 목표로 벤처신화의 주인공인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를 낙점했다.
민주당은 손 전 대표의 정책특보인 김병욱 후보를 공천했다. 김 후보는 지역위원장으로 지난해 손 전 대표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손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아바타’를 공천한 셈이다.
두 후보 모두 새로운 분당을 강조하면서 “분당 주민의 자존심을 살리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요 공약도 공기업 이전지에 정보기술(IT) 기업 유치, 아파트 리모델링 지원 등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두 후보의 선거 전략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전 후보는 이름 있는 정치인보다 도전하는 벤처인을 내세운다. 그는 “손 전 대표가 당선됐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젊은이에게 꿈을 주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지난해 보선에서 분당의 중산층은 변화를 선택했다”며 “진정성 있는 정책으로 분당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 초반의 판세는 전 후보가 ‘박빙 우세’라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분석이다.
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이던 김종우 후보는 미래연합 소속으로 출사표를 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였다가 전 후보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창구 후보는 분당·수정·중원구청장 등을 지낸 공직 경험을 내세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