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느림과 여유, 쉼의 미학을 체험하는 학교가 문을 열었다. 27일 옛 청산중학교 동분교를 리모델링해 개관한 ‘느린 섬 여행학교’(www.slowfoodtrip.com)다. 이 학교는 구들장 논으로 유명한 양지리에 자리하고 있다. 청산도의 구들장 논 전통은 30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구들장을 놓듯 돌을 탄탄하게 쌓고 표면에 흙을 50cm가량 깔아 논을 만든 것이다. 학교에서 보면 계단식 구들장 논이 한 눈에 펼쳐진다. 여행학교 1층에는 세미나실 기능을 갖춘 홍보관과 식당, 슬로푸드 체험관이 있다. 슬로푸드 체험관에서 선보이는 음식은 20여 가지. 모두 섬에서 나는 것들로 바위에 붙어사는 거북손이나 배말 등 조개류로 만든 음식을 비롯해 자연산 삼치회무침, 김이나 파래로 부친 전, 특산품인 마늘로 담근 장아찌, 해삼물회, 보리순 된장국, 톱밥 등을 맛볼 수 있다. 밑반찬 15가지와 전복 삼치구이 등 5가지 주 메뉴가 나오는 정식 값은 2만∼2만5000원. 건물 2층과 교사들이 사용하던 관사는 테마가 있는 숙박시설로 꾸몄다. 총 10실 규모로 한 방에 4명에서 6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여행학교 개교로 청산도 관광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단체 숙박과 식사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 섬에 민박집과 펜션이 100여 곳 있으나 기업이나 학교, 기관 등 단체 관광객은 받지 못해 체류형 관광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 학교는 슬로시티 청산도 영농조합법인이 완도군으로부터 위탁받아 4월 6일부터 운영한다. 유성종 슬로시티 청산도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여행학교에서는 음식뿐 아니라 조개공예를 체험하고 자전거를 타고 구들장 논을 둘러볼 수 있다”며 “섬 속의 농촌을 ‘슬로 라이프’를 경험하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061- 554-6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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