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4대 때부터 내리 다섯 번 당선된 곳이다. 하지만 김 전 의장은 총선 때마다 고전했다. 김 전 의장 득표율은 14대 때 41.3%, 15대 42.1%, 16대 53.4%, 17대 48.4%로 부산에서 낮은 편이었다. 18대 총선 때는 무소속 후보를 968표 차로 간신히 이겼을 정도다. 부산 18개 선거구 가운데 제주와 호남 출신 주민이 많아 전통적으로 야권과 무소속 강세지역으로 통한다. 김 전 의장의 불출마로 정치 신인 4명이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부산일보와 KNN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이재균 후보가 42.8%로 민주통합당 민병렬(23.9%), 무소속 이영(18%), 진보신당 김영희 후보(1.8%)를 크게 앞서고 있다. 야권 강세지역임에도 1위와 격차가 많이 벌어져 야권과 무소속 후보 단일화 없이는 이런 판세를 뒤집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야권과 무소속으로 후보가 쪼개져 되레 이재균 후보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후보들 모두 해양수산 중심도시인 부산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영도구민 현안인 남북항대교 연결도로 건설 방식을 두고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재균 후보는 “연결도로는 현재 건설하는 대로 고가방식으로 하되 주변 상권 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들은 “주거 환경을 파괴하고 주민 불편을 주는 고가도로 공사를 전면 중단하거나 지하도로로 만들겠다”는 정반대 공약으로 득표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벌어진 이른바 ‘희망버스’를 평가하는 시각도 엇갈린다. 이재균 후보는 “영도구민만 피해를 본 불법 시위”라고 본다. 민병렬 후보 등은 “노동자 편에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노력했다”며 이 지역 노동자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야권과 무소속 후보들은 “영도구는 전통적으로 반(反)김형오 정서가 컸다”며 이재균 후보를 ‘김형오 아바타’라고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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