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설립자 고 민병갈 박사(사진)의 유언이 실현된다.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은 민 박사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민 박사의 유골을 수목장(樹木葬) 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수목원 밀러가든 내 그의 흉상 주변 목련나무가 그가 영면할 장소다. 현재의 묘 터에는 설립자가 10년간 잠든 곳이라는 작은 표지석을 설치했으며, 앞으로 ‘민병갈 추모정원(Carl Ferris Miller Memorial Garden)’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수목원 관계자는 “수목장을 치르는 이유는 땅을 아껴 나무를 심으라는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민 박사는 1945년 미국 해군장교(중위)로 한국에 와 휴전 뒤에는 한국은행 등에서 근무하다가 1979년 귀화했다. 언젠가는 식물자원의 보유량이 국부의 척도가 될 것이라며 1962년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60만 m² 부지에 천리포수목원을 조성한 뒤 세계 36개 국가에서 3800여 종의 식물 종자를 들여와 국내 최대의 민간 수목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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