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인 20대 미혼 여성이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낳은 아기를 살해한 뒤 버리고 도망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이처럼 아기를 키울 능력이 없어 살해하거나 버리는 ‘나쁜 엄마’가 크게 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송파구 삼전동의 한 PC방 화장실에서 출산한 아기를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질식해 숨지게 한 뒤 건물 주차장 화단에 버린 혐의(영아살해 등)로 미혼모 정모 씨(26)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게임중독 증세가 있던 정 씨는 출산일도 모른 채 게임을 하던 중 갑자기 양수가 터지자 화장실로 이동해 혼자 남자아기를 낳았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해 5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의 집에서 동거하다가 임신했으나 이 사실을 안 남성이 이별을 요구해 쫓겨난 뒤 PC방과 찜질방에서 생활했다. 이후 게임에 빠져든 정 씨는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2만∼3만 원씩 받아 시간당 700원의 PC방 이용료를 내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경찰 관계자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정 씨는 고교 졸업 후 가족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며 “정 씨가 아기를 출산한 후 양육할 자신이 없어 살해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경기 성남시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출산한 아기를 수건으로 말아 질식사시킨 뒤 토막 낸 시신을 화장실 변기와 집 근처 쓰레기통 등에 버린 20대 미혼모가 6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52건이었던 영아유기 사건은 2010년 69건, 2011년 127건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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