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뒷돈’ 민주 前사무부총장 구속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6일 03시 00분


4차례 걸쳐 1억 넘게 받아
관련자 2명 불구속 기소

“많이 도와주세요.”

지난해 10월 10일 아침 전북 익산의 한 해장국집에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심상대 전 사무부총장, 김승호 당 대표비서실 차장, 한병도 전 열린우리당 의원과 함께 공천을 바라던 박모 씨에게 건넨 말이다. 이틀 뒤인 10월 12일 이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술자리에 한 대표는 없었다. 그러나 심 전 부총장 등은 박 씨에게 “어려울 때 도와주면 도움을 줄 수 있다. (한 대표가) 무죄를 받으면 당 대표가 유력한데 그럴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다. 당 대표가 공천심사위원회를 만드는데 18대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처럼 당대표가 원하는 사람에게 맞춤형 공천을 주고 위협하는 상대방을 떨어뜨리기 위해 배수압축이라는 제도를 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다음 날 박 씨는 심 전 부총장에게 1000만 원을 건넨 것을 시작으로 올해 2월 27일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1억10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가 지난해 12월 23일 건넨 2000만 원은 심 전 부총장과 김 차장이 함께 받은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다. 박 씨는 전북 전주 완산을 지역구에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공천에서 탈락하자 지난달 초 주간동아에 공천을 약속해 주는 대가로 심 전 부총장에게 1억1000만 원을 건넨 사실을 폭로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공천을 약속하며 뒷돈을 주고받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심 전 부총장을 구속 기소하고 김 차장과 박 씨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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