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장소에서 살펴볼 세부 학습주제 미리 정해야
체험학습 보고서는 부담 안 되는 선에서 정리
동아일보DB
《초등학교 봄 체험학습 기간이 시작됐다. 4, 5월 중 진행되는 초등학교 봄 체험학습은 사전에 어떻게 준비해서 참여하는지와 다녀온 뒤에 정리하는 방법에 따라 학습효과에 차이가 난다. 봄 체험학습의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 학습주제 한두 개로 좁혀 책과 영상으로 예습!
체험학습은 사전준비가 중요하다. 체험학습 장소가 정해진 뒤 해당 장소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볼 학습주제를 한두 가지로 좁히면 효과적이다. 체험학습을 가면 짧은 시간 안에 평소에 접하지 못한 다양한 현장의 모습을 눈으로 보고 체험하게 된다.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살펴볼지를 미리 정하지 않으면 수박 겉핥기 식으로 둘러보는 경험에 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연사박물관으로 체험학습을 간다면 지구의 역사와 관련된 내용은 물론이고 공룡, 곤충, 식물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료와 전시물을 볼 수 있다. 이 모든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학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핵심 학습주제를 한두 개로 좁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
먼저 체험학습 장소의 공식 홈페이지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당 체험학습 장소에서 어떤 내용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지 확인하자. 학교에서 나눠주는 체험학습 일정이나 코스 안내 자료를 참고해도 좋다. 이 내용 중 자녀가 특히 관심이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 확인한 뒤 그 주제를 중심으로 사전학습을 진행하자.
체험학습 주제와 관련된 책을 미리 읽고 가면 도움이 된다. 책을 선정할 때는 한 가지 구체적 주제를 정하면 도움이 된다.
경복궁으로 체험학습을 간다고 해서 조선시대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룬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한글’을 학습주제로 잡아 집현전과 집현전 학자에 대한 내용을 다룬 책을 선택할 수 있다. 세종대왕 같은 인물의 전기를 읽는 것도 효과적이다. 체험학습지와 관련된 기사나 방송뉴스, 다큐멘터리, 영화를 봐도 좋다. 단, 영상물을 활용할 때도 학습효과를 높이려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볼지를 생각한 뒤 보는 것이 좋다.
○ 미션 수행으로 학습효과 Up!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에 현장에서 수행할 미션을 미리 정하면 도움이 된다. 사전에 조사하고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직접 확인할 내용이나 생각해볼 주제를 정하는 것.
송제호 서울 성신초 교사는 “이동시간을 감안하면 실제로 현장학습을 할 시간이 길지 않아 한 가지 내용을 오래 살펴보기가 쉽지 않다”면서 “자신이 학습할 내용을 미리 정해 놓으면 보다 효과적으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자연사박물관이나 식물원을 간다면 식물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식물원에서 볼 수 있는 식물종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자.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식물 몇 종류를 정해 휴대할 수 있는 수첩 등에 사진을 붙인 뒤 식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쓰도록 한다. 체험학습 장소에 가서는 해당 식물을 직접 찾아보고 책이나 자료로 본 내용과 어떻게 같거나 다른지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재래시장 체험을 한다면 해당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을 미리 파악해 아이가 사고 싶은 물건을 정하게 하자. 현장에서는 서로 다른 가게에서 가격을 비교하며 구입하는 미션을 수행해볼 수도 있다. 무작정 시장을 둘러보고 즉흥적으로 물건을 구입해 보는 것보다 경제활동을 이해하는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체험학습지에서 생각할 문제도 미리 정해 가자. 개수는 부담을 주지 않는 3개 내외가 적당하다. ‘서울 숲의 5가지 테마공원은 무엇인가’ ‘박물관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은 무엇인가’처럼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정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숲에서 발견한 나만의 보물은 무엇인가’와 같이 정답이 한정되어 있지 않은 ‘개방형 질문’을 포함해야 창의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은 뒤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체험을 통해 얻은 근거를 바탕으로 생각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술형 및 논술형 문제에 대비하는 능력도 길러진다.
○ 어려운 체험학습 보고서는 No!
체험활동을 다녀온 뒤에는 미리 정한 미션과 문제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체험활동 보고서를 작성하자. 보고서 형식이 아니더라도 미리 정한 미션과 문제에 대한 내용을 글로 정리해 보는 것. 형식을 다양화해 △역사신문 △지도 △홍보포스터 △나만의 식물도감 등을 만들면 창의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녀에게 체험학습 보고서 작성에 대한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서경 한우리독서문화정보개발원 연구실장은 “체험활동 보고서를 써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껴서 체험학습 가기를 꺼리는 경우도 적잖다”면서 “이럴 경우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보이스레코더로 준비한 문제에 대한 답을 즉석에서 녹음하는 방법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간단하게만 작성하고 현장에서 수집한 사진 및 각종 자료, 아이가 녹음한 음성파일을 함께 들어보며 대화를 나누면서 정리할 수도 있다. 이때는 ‘왜’라는 질문을 자녀에게 많이 던지면서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를 물어보면 좋다. 자녀의 답변에 틀린 부분을 지적하거나 코멘트하기보다는 자녀의 답을 인정해주자. 미리 정한 미션을 잘 수행했다면 간단한 상을 주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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