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라인’ 이강덕 카드 부담… 후임 경찰청장 선뜻 결정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0일 03시 00분


■ 후임 경찰청장은

조현오 경찰청장이 9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청와대는 곧바로 후임 청장 인선에 착수했지만 후임자가 뚜렷이 부상하지 않고 있다. 관심은 이 대통령의 고향(경북 포항) 출신인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을 발탁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경찰청장은 경찰공무원법상 외부 영입이 불가능하다. ‘경찰청장은 치안총감으로 보(補)한다’는 경찰법 11조에 따라 치안정감 5인의 승진과 치안총감인 해양경찰청장 1인의 수평 이동을 통해서만 인사가 가능하다.

이번 인선에서 후보군에는 치안정감인 이 서울청장과 김기용 경찰청 차장, 강경량 경찰대학장, 모강인 해양경찰청장 등 4명만이 포함돼 있다. 서천호 경기청장은 이날 수원 사건의 책임을 지며 사의를 밝혔고, 이성한 부산청장은 치안정감 1인이 대기발령 상태에서 형사재판을 받는 바람에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하지 못해 법률상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청와대 인사라인이 고민하는 이유는 ‘0순위’로 평가받던 ‘이강덕 카드’를 놓고 여권에서 비판적 견해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이 낙점받는다면 “결국 믿을 사람은 고향 사람밖에 없다는 것이냐” “5년차 경찰청장으로 쓰려고 보직 관리를 해준 것이냐”는 비판 여론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2008년 이후 2년간 청와대 근무를 거친 뒤 부산청장→경기청장→서울청장으로 승승장구했다. 특히 이 청장은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가 있던 2008년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을 지냈다는 게 부담이다.

민주통합당은 벌써부터 “정권안보를 위해 영포라인 인사가 발탁되는지 지켜보겠다”고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는 “업무역량이나 조직 내 신망 측면에서 이강덕만 한 카드가 없다”며 ‘정면 승부’를 주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쉽사리 배제를 점치기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감안할 때 행정고시 특채 출신인 김 경찰청 차장(충북 제천)이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경찰대학장(전남 장흥)은 1963년생으로 아직 40대여서 청장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있다. 모 해경청장(전남 함평)은 이명박 정부 초기에 대통령치안비서관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한 경험이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조현오경찰청장사퇴#후임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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