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퇴진 불가피”… 趙 “물러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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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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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회견전 귀띔 ‘사실상 경질’… 경기청장도 사표
조현오 청장 “동아일보 6일자 보고 이미 사퇴 결심”

동아일보 6일자 A1면 기사.
동아일보 6일자 A1면 기사.
조현오 경찰청장이 9일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시간 만에 조 청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 참모들은 이날 아침 “조 청장의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이런 뜻을 조 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경질한 셈이다.

조 청장의 사퇴는 동아일보가 경기 수원 20대 여성 피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경찰의 무능과 거짓말을 폭로함에 따라 국민적 공분을 산 지 사흘 만이다. 서천호 경기지방경찰청장도 이번 사건의 관할 지방청장으로서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조 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동아일보 (6일자) 보도를 보고 사실 확인을 해보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가 드러났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청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112신고센터와 같은 중요한 부서에 무능하고 무성의한 사람이 발령을 받은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문제를 방치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날 112신고센터의 상황 오판과 허술한 대처, 부실 수색, 사건 축소 및 거짓 해명을 인정했다. 조 청장은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 112신고센터와 종합상황실 제도 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의 공식 사퇴 시기는 후임 인선 및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청장은 사의 표명에 대해 “(청와대와의 조율 없이) 혼자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에 있었던 6일 동아일보 기사를 보고 ‘이래서는 곤란하다’고 판단하고 물러나야 할 때가 됐다고 결심했다”며 “8일엔 군에 있다 잠시 외박 나온 아들에게 그만두겠다는 뜻을 미리 알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청장의 이날 회견은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한 자리였고 1시간쯤 전에 배포한 원고에도 사의 표명은 없었다. 하지만 조 청장은 회견 말미에 사의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청장 회견 직전 ‘사인’을 보냈다”고 전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도 “이 대통령이 사건처리 보고를 받은 뒤 몇 초간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고 청와대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가 조 청장의 거취를 빠르게 정리한 것은 이번 사건이 총선에 악재가 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조 청장은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후임 청장으로는 김기용 경찰청 차장과 이강덕 서울지방경찰청장, 강경량 경찰대학장, 모강인 해양경찰청장 등이 거론된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조현오경찰청장사퇴#청와대#수원여성피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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